다문화 시대 한국학을 위한 이주민 설화 구술자료 DB 구축

다문화 사회를 구성하는 이주민은 '한국 속의 세계’로서 다문화 이주민의 설화 자료를 한국설화 연구의 대상으로 포섭함으로써 한국설화 연구의 지평을 세계적 범주로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한국인 아내와의 연애와 결혼담

서지사항
자료명한국인 아내와의 연애와 결혼담
국가네팔
이야기분류생애담
제보자기리라주 [네팔, 남, 1975년생, 이주노동 8년차]
조사일시2017. 09. 24(일) 오후
조사장소경기도 의정부시 민락동
조사자박현숙, 김현희
자료문의건국대학교 신동흔 교수
기타2016년도 한국학진흥사업 선정 연구결과임.
  [ 처음 이야기 ]      [ 다음 이야기 ▶]  

줄거리


제보자가 일을 하다가 다쳐서 병원에 갔는데, 한국어가 서툴러서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고한국어 교육을 수강하게 되었다. 제보자는 한국어 선생님에게 첫눈에 반하였다. 제보자의 고민 상담, 센터에서 가는 단체 여행 등을 계기로 사귀었고, 네팔에서 여행 중 혼인신고를 하였다. 한국에서는 아내의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제보자가 한국 음식이 입에 잘 맞지 않아서 아내가 네팔 양념으로 집에서 요리를 해준다고 한다.

구연상황


제보자가 도착하기 전에 조사자에게 제보자를 소개한 제보자의 아내를 먼저 만났다. 제보자가 조사장소로 올 때까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아내에게 제보자와의 만남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들었다. 제보자가 조사장소에 도착하자 조사자가 제보자에게 조사취지를 간략하게 설명하고 제보자에게 한국에 오게 된 내력과 앞서 아내에게 들었던 연애와 결혼담에 대하여 질문하였고, 제보자가 유머와 위트를 가미하여 경험을 들려주었다. 제보자의 아내가 청자로 참여하였다.

본문


[조사자: 일단 먼저, 한국에 몇 년도에 오셨어요?] 2009년. [조사자: 한국에 오시게 된 동기가 있어요? 이유가?] 네, 있어요. [조사자: 어떤 이유로 오셨어요?] 돈이 없어서. [조사자: 돈 벌러? 한국에 가면 돈 많이 번다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네팔에서?] 네팔에서는 외국에 일하러 가는 사람 많아요. 여러 나라에 가는데. 근데 한국, 일본, 미국 이런 나라 가면 월급 많이 받을 수 있다고, 그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여기 오는 거예요. [조사자: 그러면 한국에 오시기 위해 별도로 준비하신 게 뭐 있으세요? 한국어 공부?] 한국어 배워야 돼요. 우리나라에서. [조사자: 네팔에서? 근데 네팔에서 한국어 교육하는 데가 있어요?] 네. 있어요. [조사자: 그럼 한국어 얼마 동안 배우다 오셨어요?] 그때는 두 달 정도 배우고 왔어요. [조사자: 두 달.] 네. 처음이라서. 우리나라 시작할 때 처음 왔어요, 우리는. 그래서 별로 거기 학원도 없고.
[조사자: 처음 어느 도시로 오셨어요?] 처음에? 여기 송우리. [조사자: 서울?] 포천 송우리. [조사자: 아, 포천, 거기서 그럼 취직을 하셨던 거예요?] 아니요. 거기서 E9 비자 있는 사람은 거기부터 다 하고 오는 거예요. [조사자: 처음 취직한 곳은 어디에요?] 가산. 송우리 가산. [조사자: 가산디지털단지?] [청자(아내): 회사 이름이 뭐라고? 신일? 신일이라는 회산데. 패널 만드는 공장.] [조사자: 거기 얼마 동안?] 4년 10개월. [조사자: 길게 계셨네요. 4년 10개월. 그러면 여기 4년 10개월 근무하시고, 그 다음에 또 다른 데로 옮기셨어요?] 아니요. 네팔 갔어요. E9비자 있는 사람은 4년 10개월 밖에 여기서 못 살아요. 그 다음에 다시 갔다가 오는 거예요. [조사자: 얼마 동안 가 계셨어요? 네팔에?] 네팔에 3개월 뒤에 왔어요. 다시. [조사자: 3개월 뒤에 다시 이 회사로 취직하셨어요?] 네, 거기 갔다가 딴 데를 간 거예요. [청자(아내): 다른 회사를 갔잖아.] 아니, 처음에는 그 회사에 와야 돼요. [조사자: 그 회사를 다시 와야 되니까. 다시 왔을 때는 몇 년 더 계셨어요?] 일주일. [조사자: 일주일 있다가 어디로 가셨어요?] 덕정리. [청자(아내): 지금 여기 있는 동원이라는 회사에요.] [조사자: 아, 그때 옮기셔 가지고 지금까지 쭉 계시는 거예요?] 네.
■ 한국 직장생활의 힘겨움
[조사자: 직장 생활하시면서 힘드셨던 일들 있으셨죠?] 네, 많아요. [조사자: 많죠? 그 많은 힘든 이야기 좀 해주세요.] 힘든 이야기는 첫 번째는 우리가 이거 먹는 거에 대해서 입에 안 맞아요. 양념. 입에 안 맞고. 두 번째는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진짜 이거 공부도 못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글씨까지 못 읽는 사람도 있어요. 한국 사람 중에. 어떤 날 병원에 갔는데 그 사람 병원에 있어서.
“내 이름 써줘. 여기.”
그렇게 얘기했어요. 공부 못하는 사람이랑 일하기는 조금 어려워요. 걔네들이 옛날부터 배워서 오는 거라서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해, 해 새꺄’ 습관이 되는 거야, 걔네들은. 그래서 네팔에서 한국에 근로자로 일하러 와도 걔네들은 조금 공부하고 있는 사람? 외국사람이어도 조금 세상을 볼 수 있는 사람이라서 생각하는 게 달라요. 걔네들이랑 조금. 그래서 여기 와서 공장에서 일하게 되면은, 걔네들이랑 같이 일해야 되기 때문에 내 머리도 저쪽으로 그 사람처럼 만들어야 해요. 걔가 시키는 대로. [조사자: 맞춰야 돼서. 그게 힘드시네. 맞춰주기가. 그렇죠?] 네. [청자(아내): 수준이 안 맞아? 한국 사람들이?] 아니, 이 기계는 이렇게 놓고 사진 찍고 있는데 지금 21세기 사람은 이렇게 바꿔서 찍으면 어떨까 생각을 바꿔야 하는데. 아니야. 이거는 이렇게 계속 해야 돼요. 이렇게만 하는 거야.
[조사자: 처음 했던 그대로. 그런 게 힘드셨구나. 그리고 같이 지내다가 싸움이 나거나 그런 적은 없어요?] 조금 있어요. [조사자: 어떤 일이 있었어요?] 한국 사람들은 군인 교육 받아서 오는 사람이라서.
“야, 이거 알아서 다 해.”
일 시키는데 높은 사람 있잖아요. 이거 계급이 높은 사람. 과장, 부장이 있으면 그 사람 시킨 대로 해야 된다. 이거 까만 색 있어. 그 사람이,
“이거 흰색으로 불러.”
이렇게 하면 우리가 흰색으로 불러야 하는데.
“아니야. 이거 까만색이야.”
그렇게 말하고 싶어서. 안 맞는 건 안 맞아요.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그렇게 말하면서 싸웠어요. [조사자: 그래서 어떻게 싸웠어요? 그 사람이 뭐래요?] 아니, 한국 사람이 자기보다 계급이 높은 사람이 시키면은 ‘네’만. ‘네’만. 무조건 ‘네’ 하고 해야 된다.
“그거는 아니야. 같이 일하는 사람 있으면 너도 월급쟁이고 나도 월급쟁이야. 너도 일해야 하고 나도 같이 일해야 돼요. 너는 계속 쉬고 나는 계속 일하는 거. 이건 안 맞아요.”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싸운 거야. 입으로만 싸우고, 몸으로는 안 싸워. [조사자: 입으로만 싸웠어요?] (웃으며) 네. [조사자: 계속 논쟁하는 거야? 아니다. 아닌 건 아니다.] 아닌 건 아니다고 이야기하고, 같이 사무실 가서 풀면 알 수 있는데. 다 불만했어요. 근데 가만히 있고 그런 거 아니고, 계속 불만하고.
■ 아내와의 연애와 결혼
[조사자: 그러면 포천에서 직장 다니셨는데 부인이랑은 어떻게 만나신 거예요?] 부인이랑은 하나님이 해주신 건데. [조사자: 하나님이 떨어져 있는 사람을 갑자기?] 저는 이거 3년 8개월 정도 거기서 일하다가 *거하다가 다쳐서 다리 다쳐서 병원 갔는데. [청자(아내): 뭐가 3년 8개월이야?] 아니 8개월 만에. 8개월 만에 거기서 다리 다쳐서, 다쳐서 병원 갔는데, 거기 의사야. 의사는 예쁜 여자들이 나오잖아요. 주사 맞고 뭐 하는데 그렇게 나오는데. 남자들이 보면 다 예쁜 여자들이 되면 마음이 좀 편해요. 난 수술하게 됐어. 됐는데 거기서 그 여자가 와서,
“야! 팬티 벗었어요?”
그렇게 물어보는 거예요. 나는 팬티만 알아요. 그거 영어잖아요. 네팔부터 알고 있는데. ‘벗어요’는 몰랐었어요. 두 번 세 번까지 물어보는데 아, 전혀 몰라요. 뭔 말이지 몰라서 어떤 이가, 이쪽에 환자가, 한국 사람이 여기 손잡고 화장실 데리고 가다가 팬티 벗었어요. 벗어서 ‘아, 나는 이거 어떻게 살아요.’ 그거 때문에 한국어 배우려고 교회도 다녔어요. 일 년 정도. 그 다음에 어떤 친구가,
“외국인 근로자 지원센터에서 한국어 가르친다. 공짜다.”
그렇게 하면서 [청자(아내): 이혁씨.] 이혁씨, 응. 거기 가서 한국어 배우러 가는데 어떤 이쁜 여자 봤어요. 한국 사람 중에. 그 여자가 선생님으로 오는 거야. [조사자: 뭘로 와?] 선생님. 선생님. [청자(아내): 예쁜 여자를 봤는데 그 여자가 선생님이야?] [조사자: 선생님으로 왔어. 에쁜 여자가.] 네. 그 다음에 지금 바뀌어서 와이프가 된 거야. 그 예쁜 여자가. [조사자: 아니, 그 예쁜 여자를 어떻게 만나서.] 선생님으로. 나는 학생으로 가고 그 여자는 선생님으로 오는 거야. [조사자: 너무 압축됐잖아요.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주셔야. 이야기가 되죠. 선생님을 만났는데, 원래 그러면 여기에 선착순으로 줄을 서야 되잖아요. 줄 서서 들어갔어요?] 어디서? [청자(아내): 처음에는 왔지. 처음에는 우리 반으로 왔죠.] 줄 서서 가는 거야. [조사자: 줄 서서 신청하는 거야? 선생님 수업 들으니까 어떻던가요?] 아. 별로 좋지 않아도 선생님 이뻐서 계속했어요. [청자(아내): 여보, 나는 그때 부담임이고 자기 담임은 젊은 아가씨였잖아.] [조사자: 담임선생님이 예뻤던 거 아니에요?] [청자(아내); 담임이 예뻤지.] 아니, 제가 이뻐 보여서 나도 봐야 되는, 저한테도 봐야 되는 사람 없으면 그 사람 다른 사람 보면, 게속 따라다닐 수 없잖아요. 빈사람 누구 있는지, 빈사람 찾아야 되는데 이쪽 왔어요. [조사자: 그래서 매일 수업 가는 게 즐거웠어요?] 네네. 저는 괜찮았어요. 저는 그때는, 처음에는 ‘어떻게 한국어 배울 수 있나’ 그것만 생각 했어서 계속 다녔어요. 한 번도 빠진 적 없고.
[조사자: 그럼 좋아한다는 표현을 어떻게 하셨어요?] 좋아한다는, [조사자: 혼자만 좋아한 건 얼마 동안?] 처음에는 혼자만 좋아하고. [조사자: 얼마 동안요?] 그건 모르겠어요. 기억이 안 나고. [청자(아내): 처음부터 좋아했던 거구나! 처음 보자마자. 첫 수업에.] [조사자: 첫눈에 반했네.] 아, 처음에 *체 갈 때
“너, 결혼했어? 안 했어?”
그렇게 물었는데 난 한국말 잘 모르니까,
“아직 안 했어요.”
하는데 그 말이 몰랐어요. [조사자: 그 말이 결혼 안 했다는 이야기인 줄 못 알아 들으셨어?] 아니,
“결혼했어요? 안 했어요?”
물어보는데,
“아직 안 했어요. 할 거예요.”
이렇게 힌트, 힌트 줬는데 우리 선생님은 몰랐어요. [조사자: 어, 나한테 힌트 준 거였어? 자기 결혼 안 했다고.] [조사자: 못 알아들어요?] [청자(아내): 내가 그걸 힌트를 못 알아들었어?] [조사자: 그래서 계속 힌트를 못 알아들어서 어떻게 하셨어요?] 사실 그건 몰라. 그 다음 어떻게 됐는지. [청자(아내): 여보, 그때 싸웠잖아. 신이랑 싸웠잖아. 그 사람하고 싸울 때. 싸워서 자기가 맞았대며. 그래서 네팔 가고 싶다 그랬잖아.] 아이, 그거는. [청자(아내): 그때부터 자주 스카이프로 통화하면서 자기가 맨날 물어보고 그랬잖아.] [조사자: 그러면 스카이프로.] [청자(아내): 아니, 그때 스카이프가 아니고, 처음에는 스카이프 아니고 페이스북으로 했었지?] 응. [조사자: 페이스북으로 일부러 자꾸 질문을 했어요?] 어. 질문하고. [청자(아내): 물어보고.] [조사자: 계속 이렇게 사인을 보내는데 몰라요?] 아, 몰라요. [청자(아내): 여보가 그때 자기 네팔 갈 건데 빨리 나랑 같이 가자고 그랬잖아.] [조사자: 왜 그러셨어요? 진짜 같이 가려고 그랬던 거예요?] 아니, 같이 가자고 했는데 안 가잖아요. [조사자: 진짜 같이 가려고 그랬어요? 네팔은 그렇게 청혼해요? 결혼하자고 할 때?] 아니요. 달라요. 저도 결혼 안 해서 몰라요. 우리나라는 이거 부모님들이 소개해서 결혼하는 거예요. 옛날에. [청자(아내): 무조건 중매야.] 자기 계급이랑 성이랑 맞아야 돼요. 그것 때문에, 우리나라는. 아버지가,
“이 사람 딸이랑 결혼해.”
그렇게 하면 하면 무조건 해야 돼요.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거예요. [조사자: 그래서 “나, 네팔 가는데, 네팔 같이 갈래?” 그랬더니 뭐라 그러셔요?]
“안 간다.”
그래요. 그러고 대답이 없어요.
[조사자: 그래서 어떻게 했어요? 그러면 못 만나잖아.] 아니요. 만나기는 계속 만났어요. 여기서. [조사자: 네팔 그러면 그때는 다시 가실 때가 아니었어요?] 처음에 얘기할 때 저는 일하고, ‘선생님, 선생님.’ 하고 [조사자: 그냥 던진 말이구나?] 네. 그냥 던진 말이에요. [조사자: 꼭 네팔에 들어가야 하는 건 아닌데?] 아니에요. [청자(아내): 그때는 가고 싶었잖아. 힘들어서 다리도 아프고 그 사람들하고도 싸우고.] 아냐. 어떤 날에는 가려고 비행기 표도 구하는데 조금, 카산네 거기 가게 갔는데. 어떤 네팔 사람 만났어. 우리 동네에, 동네 사람 아니고, 동네에 있는 여자랑 결혼한 사람. 사위로 불러. 동네에서 아는 사람을 사위로 부르는데. 그 사람이,
“그렇게 그만두지 말고 갈 때 네팔 가고 싶으면은, 이 회사 그만두면 3개월 동안 다른 회사에 갈 수 있는 시간이 있어. 그렇게 그만두고 그렇게 가 그렇게 가서 올 수 있어.”
그렇게 했는데,
“그럼 그렇게 하겠다. 지금 안 가요. 갈 때 다시 얘기할게.”
그렇게 얘기 했는데, 안 갔어요.
그 다음에 안 가다가 다시 시간이 끝났어요. 갈 때 됐는데, 그 사람이. [청자(아내): 애인이 있으니까 안 가지.] 애인 있어도 이거는 가야 돼. [조사자: 그러면 두 분이 사귀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예요?] 언제부터? [청자(아내): 그니까 2010년도 2학기 때 처음 우리 반이었고, 그 다음 2011년도 새 학기 때 그때 5월 8일 어버이날 UFC에서 그 전엔 가끔 한두 번 만나서 저녁에 만나서 일요일 날 만나서 술 한 잔 마시고 그랬었는데. 그때 5월 8일 날 우리 하동. UFC에서 다 같이 이렇게.] [조사자: 경상도 하동?] [청자(아내): 네. 여행을 보내주는 거예요. UFC에서, 이 사람들을. 그때 갈 때 버스 안 에서 같이 앉아서 같이 가면서 서로 친해지기 시작했죠.] [조사자: 그 다음부터 본격적으로 연애를 하신 거예요?] [청자(아내): 네, 갔다 와서부터.] [조사자: 그럼 비밀연애 하셨는데 어디서 만나서 어떻게 데이트를 하셨어요?] 그런 거는 다. 비밀로 다 얘기하면 안되잖아요.
[청자(아내): 근데 여보, 그 얘기 해야지. 네팔 올 때 식당 아줌마한테 한국 가서 자기 목표 있었잖아.] 아, 처음 한국에 갈 때 한국여자들은 안 예뻐. 예쁘기는 예쁜데 색깔은 까만색이잖아. [청자(아내): 네팔사람들은. 네팔사람들이 피부가 까맣다고.] 응. 까맣다고.
“야, 넌 결혼 안 해?”
그렇게 물어봐요. 우리 거기서. ****인데.
“아, 나는 한국 가서 예쁜 여자랑 결혼할게.”
그렇게 얘기해요.
[청자(아내): 피부 하얀.] 응. 피부 하얀 이쁜 여자랑 결혼할게. 농담으로 했는데 진짜로 됐어요. [청자(아내): 신한테 기도를 했다는 거지. 한국여자 하고, 피부 하얀 한국여자, 예쁜 여자랑 결혼하게 해달라고 했는데. 한 가지 이야기를 안 했다는 거야. 신한테. 나이 어린 여자를 얘기 안 했다는 거야. 그 이야기를 안 했더니 신이 그거를 안 들어 줬다고.] [조사자: 예쁜 여자만 들어주셨구나.]
[조사자: 그럼 한국에 처음 오실 때가 몇 살이셨는데요?] 서른셋. [조사자: 서른셋. 결혼은 몇 살에 하시고? 4년 전이니까. 몇 살에 결혼하셨죠? 혼인신고하신 게 몇 살?] [청자(아내): 4년 전이면 2013년도인데. 여보. 2013년도. 그때가 이 사람이 4년 10개월 끝나고 네팔을 갔어요. 그런 다음에 나보고 나 그때 “나 여행 갈게.” 그랬지. 가서 혼인신고를 하고 왔어.]
[조사자: 거기서 부모님 인사드리고? 부모님이 외국인 며느리 반대 안 하셨어요?] 아니, 우리 엄마는 조금 달라요. 우리 저보다 먼저 그거 동생 결혼했어요. 결혼할 때 그 며느리도 성이 달라요. 옛날에는 같은 성이어야 되는데 우리 동생이 좋아해서, 연애해서 그 여자랑 결혼했어요. 달라서 야, 너는 편한 대로 살 수 있는 대로 하라고 하는 거예요, 우리 엄마는. [조사자: 어머니가 특별하게 다른 분하고 다른 거예요? 아니면 네팔 분위기가 많이 바뀌는 거예요?] 바뀐 거예요. 많이 바뀐 거에요, 지금. 우리 동네 옛날에는 없는데 지금 우리 동네 사람들은 다른 성이랑 결혼하는 거야. [조사자: 지금은 다른 성이랑 많이 결혼해요?] [청자(아내): 왜냐하면 기린은 브라만하고 크샤트리안 두 번째 계급인데 이 동생의 와이프는 그 밑에 계급인가 봐요. 그래서 밑에 계급이라 결혼을 하면 안 되는데 밑에 계급이래도 그냥 직업이 괜찮거든. 더 부자야. 그 둘이 연애해서. 학교 다닐 때 연애했나?]
[조사자: 그럼 네팔은 한국은 원래 동생보다 형이 먼저 결혼을 해야 된다고 하는 인식이 있어요.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형제가 순서대로 결혼해야 한다고 그런 생각 많이 하는데, 네팔은 그런 건 없어요?] 우리나라에도 그런 거 있는데 부모님이 결혼해 주려면 그렇게 해 주는거야. 그런데 서로 연애하고 우리나라는 결혼 안 하고 여자 데리고 올 수 있어, 집에.
“우리 와이프야. 지금부터.”
와이프라고 데리고 올 수 있는데 집에서 인정해 줘요, 그런 거는. 그러면은 형이 못하는데 어떻게 해. 그걸.
[청자(아내): 그리고 아버지가 안 계시니까. 여기도 마찬가지잖아. 우리나라도 그렇잖아. 아버지 없으면 조금 위계질서가 조금 없지.] 아니면 같이 해줘요. 동생 둘이 같이해주고 그렇게 맞춰서 해주는 데 있는데. 연애 안 하면 못하는 거야. 그런 거. [청자(아내): 동생도 이 사람 한국 왔을 때 결혼 한 거예요.] [조사자: 그러면 결혼식도 못 갔겠네?] [청자(아내): 못 갔지.] 응.
[조사자: 그러면 형제분이 동생하고 둘?] 아니, 형도 있어요. [조사자: 형도 있어요? 삼 형제?] 누나 둘. 아들 셋. [조사자: 아들 셋. 딸 둘.] 네. [조사자: 다 결혼은 하셨고요?] 네. [조사자: 누나들이니까.] [청자(아내): 큰누나가 나랑 동갑이야. 할머니야. 손주가 있어. 거기는 보통 열여덟, 열아홉 이렇게 결혼을 하니까. 작은 누나도 나보다 더 어린데 손주가 있어. 다 결혼을 해서.]
[조사자: 그랬구나. 네팔에 가보셨더니 어때요? 거기 분위기나 문화 이런 게?] [청자(아내): 처음에 갔을 때는 인제 그때 혼인신고 하려고 간 것도 아니고, 그냥 진짜 총각인가 아닌가 보러 갔어. 결혼했나? 안 했나? 거짓말하는 거 아닌가. 그러니까 그런 의심을 한 거죠. 외국사람들이 한국여자랑 결혼해서 비자 받고 싶어서 가짜 결혼하려는 게 많아서, ‘이 사람도 그런 게 아닌가? 내 눈으로 확인을 해야지.’ 그냥 그러고 간 거지. 갈 때 미혼증명서만 하나 가지고 갔어요. 떼어 가지고 오라고 하긴 하는데. 그거 하나 가지고서는 뭐가 안 되거든요. 근데 그냥 그거 하나 떼어가지고 갔는데. 이 사람은 자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고. 근데 가서 누나하고 남동생하고 같이 한 동네 살아요. 카투만두 시내에서. 근데 이 사람이 누나한테 셋팅을 해놓은 거야. 나오면 불편하지 않게 해주기 위해서. 가서 한 달 동안 있으면서 3주인가? 3주 정도 있었는데. 누나가 정말 아침에 딱 눈뜨면 차 끓여와, 또 우리 운동하고 오면 밥 차려놔, 외출하면 빨래 다 해놔. 있는 내내 정말 그 누나가 손 하나 까딱 안 하고 다 그렇게 해주고. 그리고 고향 아까 쌍카촉이라고, 아까 ****비스투겐 쌍카촉이란 동넨데. 거기에 갔는데 고향에는 다 식구들이 다 나와서 집만 덩그러니 있어요. 형만 거기에 살고. 근데 거기도 집이 3층짜리 건물에서 형이 살면서 장사도 하고 세도 하는데. 또 이쪽으로는 산 쪽으로는 집 두 채가 있는데 거의 비어있는 거야. 다 나가서. 근데 그 비어있는 집을 나 온다고 미리 모기장도 쳐놓고, 싹 정리해 놓고, 물도 없는데 물도 다 받아놓고, 화장실 다 셋팅을 해놓은 거예요. 나 불편하지 않게 해주려고 다 해놨더라고 보니까. 그래서 일단은 그렇게 해서 어쨌든 그렇게 편하게 해주길래 애썼기 때문에 처음에 깜짝 놀랬죠. 갑자기 밥 먹는데 전기가 나가. 그리고 나중에 몰랐는데 어느 날 물어보는 거야.]
[청자(아내): “오늘 목욕해? 안 해?”]
[청자(아내): 목욕 우린 매일하잖아요. 근데 여기는 매일 안 해요. 매일 하지 말라 그래 또. 근데 매일 나한테 물어보는 거예요.]
[청자(아내): “오늘 목욕해? 안 해?”]
[청자(아내): 물어보는 거야. 그래서 목욕한다 그러면 그 누나네 아래층에 세 가구가 세를 사는데. 이 사람들한테 물을 안 준다는 거야. 나 목욕해야 된다고.] [조사자: 물이 귀해서?] [청자(아내): 에. 정부에서 이틀에 한 번씩 옥상에 물탱크가 있는데 거기다 이틀에 한 번씩 물을 준대요. 그걸 나눠 써야 하는 건데. 그런데 난 그것도 몰랐지. 나 목욕한다고 아래층에 다가 물을 제한하는 거죠. 미안하더라고, 나중에. 전기도 그렇지, 물도 그렇지. 막 카트만두는 먼지가 너무 많아서 마스크 하루 쓰고 갔다 오면 새까매지지, 생활은 많이 불편해요.]
[조사자: 그리고 총각인 걸 확인을 하고 이제 결혼할 마음을.] [청자(아내): 응, 총각인 거 확인하고 혼인신고 했어. 그래서 혼인신고 한다고 힘들었죠. 대사관 가서 서류 다 만들어서 해주고. 쉽지 않았지.] [조사자: 일시 귀국 하셨을 때 고 당시에 인제 그 준비들을 하신 거예요?] [청자(아내): 거기 가서. 아무것도 준비를 안 해놔서 미혼증명서 하나만 가지고 했는데 나머지는 서류는 내가 거기서 다 만들어서. 컴퓨터로 다. 미혼증명서 그거만 있으면 되더라구요.]
[조사자: 좋으셨어요? 혼인신고 하고 나니까 좋아요? 안 좋아?] 네. [조사자: 왜요?] 또 결혼하고 싶어서요.] [청자(아내): 누구하고? 네팔사람하고?] 아니.
■ 입에 맞지 않는 한국 음식
[조사자: 어떤 음식이 그렇게 제일 안 맞았어요? 음식이 안 맞는 게?] 여기 한국에요? 많이 안 맞아요. 별로 난 안 먹어요. [조사자: 지금도?] 네. [조사자: 그러면 집에서 주로 뭐해 드세요?] 별로. [청자(아내): 다행히 세 끼는 회사에서 다 먹어서 안 맞으면 우유에 밥 말아 먹는대요.] 그 물소 있잖아요. (아내를 쳐다보며) 뭐야? [청자(아내): 버팔로.] 버팔로 우유랑 애기 때부터 먹어요. 모든 집에 물소 있으면 부자집이라고 물소 우유 먹고, 물소 우유에서 만든 ‘기’라는 게 있어요. 기름. 그거 먹는 사람은 몸에 좋다고 우리가 아침저녁 그거 우유를 밥 말아 먹는 게 있어요.] [청자(아내): 물소 우유는 굉장히 진해요. 달고 맛있어요. 일반 우유랑은 달라요.] [조사자: 그거에 밥 말아 먹어요? 어릴 때부터?] 네. 우리는 국 같은 것만 있으면 돼요. [청자(아내): 달.] 달이랑, 달이랑 밥만 있으면 되는데. [조사자: 그래도 어쨌거나 기숙사 안 가시는 날은 집에서 밥을 먹어야 되잖아요.] [청자(아내): 그래서 네팔에서 양념 가져온 거 있는데. 어쨌든 그 양념 가지고 대충 해줘요.] [조사자: 네팔 음식이 맞으세요?] [청자(아내): 네, 저는 맛있어요.] [조사자: 그럼 주로 맞춰주게 되겠네요? 음식은?] 퓨전으로 해요. 나도 네팔스타일을 모르니까. 그냥 퓨전으로 양념만 네팔 양념이지 요리법은 대충 제가 해요.] 냄새만 네팔 냄새 나요. [청자(아내): 양념 냄새만.] [조사자: 네팔은 남자분들이 요리 많이 안 하세요? 집안에서?] 아니요. 옛날에는 안 했는데. 지금은 우리 와이프가 맨날 네팔 남자들 요리 안 돼요. 뭐 안 돼요 그렇게 하는데 주로 안 해요. [청자(아내): 아직은 내가 봐준다고 했잖아. 지금은 봐주고 있어요.] [조사자: 4년 밖에 안 돼서?] [청자(아내): 아니요. 일 다니잖아. 나는 먹고 노니까.] [조사자: 바쁘시잖아요. 교육하느라고. 그러면 지금도 한국음식은 잘 적응이 안 되시겠네요?] [청자(아내): 우리 엄마랑 같이 살거든요. 부모님이랑. 우리 엄마가 한 거 안 먹어요.] 안 먹는 게 아니라 맛없어서 안 먹는 거야. [청자(아내): 안 먹어요. 진짜. 우리 엄마도 약간 기분 나빠하지. 그러니까 서로 이야기를 안 해요.] [조사자: 향이 안 맞아서 그러는 거예요? 아니면 맛이 없어서?] 김치 같은 거는 별로, 나는. [청자(아내): 식당 가면 먹잖아.] 식당에서 나온 거는 모르겠어요. 그 김치는 처음 거기 나와 있잖아. 거기서 빼는 날은 맛있어요. 두 번째 날은 조금 맛없어요. [조사자: 그러니까 막 금방 자른 김치가] 금방 자른 김치는 맛있어요. 회사에서도 먹고. 식당에서는 그런 거만 나와요. [조사자: 근데 맵지 않아요?] 맵지 않아요. 그건 맛있어요. 그날 나온 거는. 근데 이틀 삼일 지나면 그거는 맛없어요. 써요. 많이 써. [조사자: 그러면 입이 까다로우신 편은 아니에요?] [청자(아내): 까다롭지는 않은데. 짜다 싱겁다 잔소리 같은 건 절대 안 해요. 주는 대로 먹는데 맛없으면 안 먹고 맛있으면 한 번 더 달라고 하고] 달라고 안 했어요. [청자(아내): 그래서 이게 네팔 음식은 양념은 카레 양념이잖아요. 스리랑카든 네팔이든. 이 양념들은 양념이 익어야 된대요. 푹 끓여요.] [조사자: 시간이 오래 걸리는구나.] [청자(아내): 우리처럼 살살 볶아먹고 하는 게 없고 푹 익혀야 돼서. 그래서 고기도 숯불에 구워먹고 이런 거 안 먹어요. 푹 익어야 돼. 그래서 감자탕만 먹어요.] [조사자: 그나마 감자탕이 괜찮아요?] 네. 해장국. [조사자: 사골은 안 드시고? 아, 해장국? 한국음식 중에 오랜 시간 우린 음식을 좋아하세요?] 아니, 김치 반찬만 맛없는 거야. [청자(아내): 뭐, 야채도 안 먹으면서.]
■ 대화가 적은 옹서(翁壻)
[조사자: 그러면 이제 한국에 문화라는 게 있잖아요. 그런 거랑 네팔의 문화랑 차이가 나서 불편했거나 아니면 이상했거나 그렇게 느낀 건 없어요?] 없어요. 그런 거는. [청자(아내): 근데 왜 장인장모하고 생전 말을 안 해요?] 서로 안 맞는지, 어떻게 된 건지 상황이 안 맞는지. 저
쪽에서도 질문 아무것도 없고. 나만 어떻게.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한테 우리나라 문화에는 함부로 말하면 안 되잖아요. 반말을 써도 안 되고 뭐 안 되고. 내가 하는 말인데 잘못할 수도 있고 그것 때문에. 그래서 조심조심해서 하는 거보다 안 하는 게 나아. [조사자: 그렇구나.] [청자(아내): 그래서 같이 식당에 가잖아요. 그러면 아버지도 한마디도 안 해. 이 사람도 한마디도 안 해.] 먼저 아버지가 말을 시작해야 되는데. [청자(아내): 아버지 귀 안 들리잖아. 안 들려서.] 그럼 먼저 귀 안 들린다고 말을 해야지.
[청자(아내): 자기가 어른한테 젊은 사람이 어른한테 먼저 자꾸 이야기를 하는 거야. 정말 내가 불편해서 진짜. 그래서 우리는 밥도 따로따로 먹는다니까. 노인들 따로 우리 따로.] 시간이 안 맞아서. 그거는. [조사자: 서로 시간이 안 맞아서] 응. [청자(아내): 아침에도 먹을 때도 한 마디도 안 하고 먹잖아.] [조사자: 한국남자들끼리 있을 때도 그런 경우 많아요. 남자분들이 워낙 말 수가 없으니까. 원래 말씀이 많지는 않으시죠?] 네. 지난번에 엄마 거기 양평 갔잖아요. 거기 가는 날 너무 덥다고 거기 가서 전화해야 되는데 이렇게 더울 때 일하면 안 되는데. 아프면 어떡해. [청자(아내): 아버지가?] 나보고 전화 안 받는다고 나보고 전화하라고. [청자(아내): 양평에 밭이 있는데 더운데 엄마랑 아버지 둘 사이가 안 좋은데. 나랑 엄마랑 모시고 갔어요. 아버지는 거기 가는 걸 싫어해요. 거기 간다고 또 잔소리를 이 사람한테 했다는 거야. 거기 왜 갔냐고. 생전 이야기 안 하더니 그런 이야기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