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시대 한국학을 위한 이주민 설화 구술자료 DB 구축

다문화 사회를 구성하는 이주민은 '한국 속의 세계’로서 다문화 이주민의 설화 자료를 한국설화 연구의 대상으로 포섭함으로써 한국설화 연구의 지평을 세계적 범주로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게으른 후안

서지사항
자료명게으른 후안
국가필리핀
이야기분류민담
제보자마리사콘데(오혜진) [필리핀, 여, 1984년생, 결혼이주 11년차]
조사일시2019. 03. 07(목) 오후
조사장소서울시 광진구 화양동
조사자신동흔, 김정은, 엄희수, 강새미
자료문의건국대학교 신동흔 교수
기타2016년도 한국학진흥사업 선정 연구결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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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옛날에 엄마와 후안이라는 아들이 살고 있었다. 엄마는 혼자 생계를 꾸리느라 고생을 했는데, 후안은 놀기만 하고 엄마를 도와주지 않았다. 후안은 나무 밑에 누워 열매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릴 정도로 게을러서 마을 사람들이 그를 ‘게으른 후안’이라고 불렀다. 화가 난 엄마는 자기가 만든 떡을 팔아오라고 했는데, 후안은 시장에 가는 길에 개구리들과 나누어 먹어버렸다. 또, 엄마가 시장에서 게를 사오라고 했는데, 집에 돌아오는 길에 게들에게 자기 집까지 찾아가라고 하고는 친구 마리아네 집에 놀러갔다. 엄마가 화가 나서 심장병에 걸리자 그제서야 후안은 엄마를 잘 돕기로 결심했다. 이후로는 엄마의 말을 잘 들었고, 동네 사람들로부터도 인정을 받았다. 그래서 이제 ‘게으른 후안’이 아니라 ‘옳은 후안’으로 불리게 되었다.

구연상황


〈원숭이와 거북이〉이야기를 마친 후, 조사자가 제보자에게 또 준비해 온 이야기를 구연해달라고 하였다. 그러자 제보자가 드라마로도 나왔다며 〈게으른 후안〉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이야기가 길어서 제보자가 중간중간 자료를 참고하며 구연하였다.

본문 ▶ ▶ [ 음성듣기 ]


옛날에 어느 한 마을에, 후안이라는 아이가 있고 엄마랑만 살고 있었어요. 그 아빠가, 죄송합니다. 아빠가 없다 보니 엄마는 열심히 일을 했어요. 그 생활비를 버느라 너무 바빴어요. 일 하느라구요. 근데 후안은 어, 엄마를 도와주지 않아요. 그냥 먹고, 자고, 놀고만 있었어요. 그래서 엄마는 후안을 너무, 뭐지, 너무 짜증나는 거예요, 후안한테. 아무리 말을 해도, 일을 시켜도 일을 하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그러니까 그 마을에서는 후안이 너무 게을러서 사람들이 ‘게으른 후안’이라고 불렀어요.
어느 날, 나무, 어, 구아바라는 나무 밑에서 후안이 거기 밑에서 눕고, 구아바, 익은 구아바를 떨어지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던 거예요.
그 모습을 보고 어떤 여자 아이가 왔어요.
“야! 게으른 후안! 게으른 거 알고 있는데 적당히 좀 해!”
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 구아바 열매를 따고 후안한테 준 거예요. 그래서 그 여자 아이는 마리아였는데, 그 마리아는 좀 부지런하고 되게 성격 좋은 여자 아이였어요. 그래서 후안이 그 구아바 열매를, 아, 마리마가 구아바 열매를 후안한테 줄 때에는 후안이 마리아한테 반했어요. 잠시만요. 이제 다음 편. 이제 그러니까 그렇게 헤어졌고.
다른 날에 엄마가, 어떻게 했더라? 어, 그니까 엄마는 후안을 자꾸 일을 시키려고 해서 좀 필리핀에서는 그 떡이라는, 빵 같이 생긴, 쌀로 만든 빵인데. 그냥 떡이라고 할까요? [조사자1: 쌀로 만든 떡이 있구요. 빵이 있구나.] 네, 그런 거 있는데 엄마가 후안을 일을 시키려고 해서, 후안 엄마가 그 떡을 만들고, 후안 보고 시장가서 이걸 팔라고 해요. 했는데, 또 후안이 그날은 너무 날이 더우니까 나무 밑에서, 나무 그늘 밑에서 그냥 앉기만 하고 배고파서 그 떡을
‘먹어 봐야 되겠다. 엄마가 만든 것을 먹어 봐야 되겠다.’
라는 생각을 해서 그걸 먹고 있었는데.
“아, 엄마가 만든 떡은 참 맛있네!”
라고 한 거예요. 그래서 근데 옆에 개구리도 있어요. 배고픈 개구리도 있대요. 그래서 후안은
“아, 불쌍한 개구리들. 떡을 줘야 되겠다.”
그래서 개구리들한테 떡을 하나도 팔지 못하고 그냥 자기 먹고 개구리들한테 준 거예요. 그래서
‘내가 팔지 못하니까 집에 돌아가면 엄마가 화났겠네?’
그러면은 개구리들, 후안은 그냥 게으른 것뿐만 아니라, 좀 바보 같은 생각이 있어요. 그래서
‘어, 개구리들을 집으로 들고 가면 엄마가 덜 화나겠네?’
라고 해서 이걸 들고 집으로 갔어요. 그래서 엄마가
“떡 얼마나 팔았어?”
라고 했더니, 후안이 그렇게 얘기했더니 당연히 엄마는 화났어요.
“야, 후안! 왜 그래? 돈이 필요하다니까. 반찬 살 돈이 필요해.”
그래서 엄마는 너무 화가 나니까 손으로 다른 물건들을 후안한테 막 던지는 거예요. 너무 화나니까. 너무 화났으니까. 그리고 이제 한 일 또 있고. 한 이야기는 좀 생략해야 되겠다.
이제 또 엄마가 그, 포기하지 않고 또 후안을 일을 시켰어요. [조사자1: 또 시켰구나, 네.] 네. 이번에 또 시켰는데 게를 사라고 했어요. 시장 가서 게를 사라고 했는데. [조사자1: 개? 아 꽃게.] 꽃게. [조사자1: 그런 게를 사오라 그랬구나. 네네. 해산물 많으니까, 필리핀도. 그쵸?] 아 네. 그리고 ‘꽃게’라는 노래도 있어요. 하여튼 게, 꽃게를 사러 가려고 했는데. 사러 갔어요, 후안이. 시장 가서. 근데 집에 오는 길에 또 길은, 시장 길은 이제 집에 갈 때는 마리아 집에 지나가는 거예요. 그래서
‘오랜만에 마리아를 봤기 때문에 마리아 집에 한 번 들렀다 가야 되겠다.’
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게들한테,
“게들아! 나 마리아 집에 잠깐 들렀다 가니까 먼저 우리 집에 가 있어.”
라고 한 거예요.
“좀 걸어갔다가 그, 아 한참 걸어갔다가 오른쪽으로 해, 그러면은 일곱 번째 집은 우리 집이야.”
한 거예요. 그렇게 얘기한 거예요. 게들한테. 그래서 그냥 놔둔 거예요, 게를.
그리고 자기는 이제 길 옆에서 작은 꽃들을 따서 모아서 이제 마리아 집에 들어갔는데. 맞아준 사람이 마리아 엄마였어요. (웃음) 또, 엄마는 후안이 너무 게으른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싫어하니까
“야, 후안아. 엄마는 너 찾겠다. 얼른 집에 가라.”
한 거예요. 그래서 후안은 그냥 어쩔 수 없이 집으로 갔어요. 집으로 갔더니,
“엄마, 게들은 아직 안 왔어?”
그런 거예요. 그리고 또 엄마가 속이 탔어요.
그러니까 그 여러 가지 일이 있었어요. 엄마는 계속 화나고 그런 거기 때문에 엄마가 병이 들었어요. 항상 스트레스 받으니까. 뭐, 심장병. 필리핀에는 심장병이 유명해요. 뭐 이야기에서 자꾸 나오는데. 하여튼 엄마가 자꾸 스트레스 받으니까 심장병이 걸렸는데. 어, 이제 후안은 엄마, 엄마 아픈 모습을 보고
‘우리 엄마 어떡하지?’
막 걱정을 많이 했어요, 고민했고.
‘어떡하지? 우리 엄마는 아프니까. 내가 어떻게 하면 될까?’
그래서 좀, 그 때는 후안이 이제 막 정신이 든 거 같아요.
‘이제 뭐 엄마 시키는 것을 똑바로 해야 되겠다. 똑바로 살아야 되겠다.’
그런 거 해서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그 바로, 뭐였더라? 변하면은 안 되니까 조금씩 노력해서 엄마가 시키는 것을 해서, 했는데 그 마리아가 변하는 모습을 좀 점점 알게 됐구. 변하는 모습을 봤어요. 그래서 후안도 좋아했구. 막 행복했던 건데.
이제 마리아 엄마 있잖아요. 마리아 엄마가 있는데, 후안이 진짜로 변한 건지, 이제 확인하러 온 거예요. 이제 후안 엄마를 방문하면서 후안한테 일을 시킨 거예요.
“후안아 이제 엄마가 시장 못 가니까 니가 쌀을 사러 가.”
라고 한 건데. 이제 후안은 가서 금방 쌀을 들고 후안의 모습 나타났어요. 어, 마리아 엄마가
‘후안이 이제 잘 되겠다.’
생각해서 후안은 이제 사람들이 좀 변했으니까, 사람들이 이제 ‘게으른 후안’이 아니라 이제 어, ‘옳은 후안’이라고 불리게 됐어요. 왜냐면 이름, 제목이 잠시만요. 왜 옳은, 부지런한 아니구 ‘옳은 후안’이라고 하냐면은, 필리핀어로 ‘타마드(tamad)’이라고 하는 ‘게으른’, 후안, 후안 잠시만요. 제목이 ‘후안 타마드’ 그러니까 ‘게으른 후안’이라는 뜻인데. ‘타마드(tamad)’가 게으르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좀 비슷하게 ‘타마드(tamad)’ 아니고 ‘타마(tama)’. ‘타마(tama)’는 ‘옳다’라는 뜻이에요. 그러니까 ‘후안 타마드’, 이제는 ‘후안 타마드’ 아니고 ‘후안 타마’. 그래서 말이 비슷하게. 이제 ‘옳은 후안’이라고 됐어요. [조사자1: 이제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생겼군요.] 네.
[조사자2: 마리아랑 결혼 하나요?] 아직 그건, 그 다음에 이야기 나오더라구요. 그 드라마 나오면서. [조사자1: 옛이야기에서는 그냥, ‘후안이 바뀌었어요.’까지 끝나는 거예요?] 그냥 거기서만 끝나는 건데. 그래서 이제 최근 한 10년 전에 드라마 나오고 나서 이제 어, ‘부지런한 후안’이라고 바뀐 거예요. [조사자1: 근데 사람들이 이 후안을 좋아하나보다. 드라마로까지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거 보면은.] 네. [조사자1: 우리가 봤을 때는 막, ‘왜 그렇게 부지런하지 않은 사람을 좋아하지?’ 막 이랬었는데.] 되게 좋아해요. 네. [조사자1: 아, 오히려. 좋아하나보다.] 하고, 필리핀에는 후안이라는 이름이 되게 많아요. 아까 후안 왕자[주 367]도 있구. 하고 후안도 되게. [조사자1: 후안이 주인공의 이름이네요?] 네. 약간 이미지가 후안 주인공이긴 한데 약간 좀. [조사자1: 뭔가 남이 봤을 때는 모자라 모이는 그런 건가보다.] 네. [조사자1: 아까 새, 아다르나새에서도 똑똑하긴 해도 형들이 봤을 때는 답답한 그게 있는 거죠?] 네. [조사자1: 애가 그러니깐.] 약간 착한 이미지? 주인공 이미지? 대단한 이미지 그런 건 아니에요. [조사자1: 저기다. 한스. 독일에서는 바보 한스.] 아. [조사자1: 아, 러시아 바보 이반.] 아 그래요? 러시아? [조사자1: 러시아에서는 이반. 이반이 바보예요, 바보.] 이반.

주석내용

[주 367] 이 제보자가 구연한 〈병을 고쳐주는 아다르나새와 세 명의 왕자〉에 등장하는 셋째 왕자의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