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시대 한국학을 위한 이주민 설화 구술자료 DB 구축

다문화 사회를 구성하는 이주민은 '한국 속의 세계’로서 다문화 이주민의 설화 자료를 한국설화 연구의 대상으로 포섭함으로써 한국설화 연구의 지평을 세계적 범주로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자료 보기

물고기 아내와 토바호수

서지사항
자료명물고기 아내와 토바호수
국가인도네시아
이야기분류전설
제보자수산티 [인도네시아, 여, 1976년생, 결혼이주 12년차]
조사일시2018. 11. 23(금) 오전
조사장소경기도 안산시 원곡동
조사자김정은, 강새미
자료문의건국대학교 신동흔 교수
기타2016년도 한국학진흥사업 선정 연구결과임.
[◀ 이전 이야기 ] 　　[ 처음 이야기 ]     　[ 다음 이야기 ▶]  

줄거리


어떤 농부가 계속 땅을 파도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때 물고기 여자가 와서 도와줄 테니 자신과 결혼을 하자고 했다. 대신 자신이 잘못한 게 있어도 물고기 여자라고 말하면 안된다고 했다. 둘은 결혼을 하고 아들을 낳아서 키웠다. 어느 날 아들은 엄마의 심부름으로 일하는 아빠 점심을 가져다 드리게 되었다. 그러나 가다가 배가 고파서 점심을 다 먹었다. 화가 난 아빠는 너는 사람이 아니라 물고기 아이라고 했다. 그것을 안 엄마가 눈물을 흘렸는데 그 눈물이 모여서 토바호수가 되었다. 그리고 그 호수 가운데는 아들 이름인 사모시르라는 섬이 생겼다. 1년에 한 번씩 호수에 기도를 하지 않으면 지진이 나거나 사람들이 죽는 일이 생긴다고 믿는다.

구연상황


우즈베키스탄의 허율리나의〈수박씨와 황새〉 이야기가 끝나고, 조사자가 제보자에게 구연을 청했다. 제보자는 원래 재미있게 이야기를 잘 해서 2차 조사를 하게 되었는데, 조사당일 감기몸살에 걸려 몸이 안 좋다고 했다. 이 호수는 토바호수 이야기라고 했다. 얼마 전에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난 비행기 추락 사건을 먼저 언급하며 그것과 비슷한 사고가 있었던 호수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우즈베키스탄의 허율리나, 일본의 쿠미코, 중국의 박영숙 제보자가 청중으로 이야기를 함께 들었다.

본문 ▶ ▶ [ 음성듣기 ]


인도네시아는 활화산이 엄청 많아요, 유명하고. 이 호수는 원래 교수들 생각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거 아니라, 아마 옛날에 활화산이 되는 거 호수되는 거예요. [조사자: 화산 때문에 생긴 호수군요.] 교수님들이 그런 생각하는데 근데 우리 사람들 이야기는 그렇지 않아요. 원래 실제 이야기는, 옛날에 호수 아니라서. 우리는 농사도 많이 했고.
어떤 농사 아저씨가 농사하러 가다가, 계속 땅을 파다가 파다가도 아무것도 안 나왔어요. 어느 날 기도하다가 갑자기 어떤 토끼 나왔어요. 그런 여자. [청자: 토끼?] 물고기 같은 여자. [조사자: 인어 같은 여자인가보다.] 인어, 인어. 근데 이 여자가,
“너 내가 도와줄 수 있어. 내가 하늘에서 나왔으니까. 근데 대신 나랑 결혼해라. 약속도 하고. 나랑 결혼하면 내가 잘못한 거 있으면 나를 물고기 여자라고 부르면 안 된다.”
그렇게 얘기했는데, 부자 되고 싶으니까 모든 다 약속한 거예요. 결혼하고. 결혼 후에 애기 낳고. 그런데 이 아기는 엄마처럼 예쁘고, 말도 잘 안 듣고요. 아기 다 그러니까. 아빠는 아직까지 농사하고 있고요.
어느 날 엄마가 이 아이보고,
“너희 아빠 점심밥 갖다 주라.”
이 아기는 말도 안 듣고, 게으르고, 장난만 좋아하는 아기, 밥만 먹는 아이니까. 가는 길에 배고팠나 봐요. 아버지 점심을 다 먹어버렸어. 아버지는,
“지금 계속 기다렸는데 왜 아직 도착 안 했어.”
그랬지. 딱 와서 그냥 다 먹어버렸어요. 아버지가 너무 화났어.
“너는 어떤 아이냐? 사람도 아니야!”
그런 식으로. 아기도 아빠한테 다시 이야기했지.
“나는 사람이야.”
“너 인간 아니야. 너는 물고기야. 물고기에서 나온 아이야.”
화가 나서. 그리고 아기가 울었어.
“내가 물고기 아니라 아기니까.”
엄마한테 다시 집으로 들어가는데, 근데 엄마가 소리 듣고 가슴이 너무 아팠어요. 왜냐 결혼하기 전에 약속했잖아요. (잠시 다른 이야기 하느라 구연 멈춤) 그 와이프가 그렇게 듣고 밖에 나가서 울고, 아기랑 같이 울어서 눈물 때문에 호수로 만들어.
사람 생각했는데. 그리고 아기가 너무 아빠한테 죄가 있어서, 이 호수 가운데는 어떤 섬이 있어요. 이 섬 이름은 ‘사모시르’[주 156]애기 이름인데, 사람 그렇게 불렀는데.
근데 매년 마다 그거는 무조건 기도해야 되는데. 올해는 롬복[주 157]이 지진이라서. 롬복도 기도해야 돼요, 일 년에 한 번씩. 안 그러면 지진 나서. 근데 그때 당시 기도하고 지진 바로 나요. 그니까 사람들이 몇 년이 죽었어요. 그러니까 그쪽에서,
“우리 이제 기도하지 말자. 그거는 미신이니까.”
근데 딱 기도하는 날 배가 89명이 갑자기 그냥 물속에 떨어져서 사람들 다 하나도 살지 못했어요. [조사자: 그럼 기도를 해야 되는 거네요.] 네 그니까 일 년에 한 번씩 무조건 행사 같은 거 있어요. 우리 뭐 소도 하고, 돼지도 하고. 엄마가,
“믿든 안 믿든 무조건 해야 돼.”
[조사자: 그걸 안 하면 사고가 나,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하는 거예요?] 네 지금도 저번 달 189명 호수에서 추락하는 거. 그것도 행사가 안 해서 그렇게 믿는 거예요. [조사자: 그래서 그랬다고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생각하는구나.] 네 모든 인도네시아 호수는 다 행사 일 년에 한 번씩 있어야 해요.

주석내용

[주 156] 토바 호 (Toba, Danau), 인도네시아 서부, 북수마트라 주 중부에 있다. 인도네시아의 최대의 호수바리산 산맥 북부에 있는 칼데라 호수이다. 중앙에 사모시르 섬(길이 48km. 너비 16km)이 있다.

[주 157] Lombok, 발리 동쪽 롬보크 해협과, 숨바와 서쪽의 알라스 해협 사이에 있는 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