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시대 한국학을 위한 이주민 설화 구술자료 DB 구축

다문화 사회를 구성하는 이주민은 '한국 속의 세계’로서 다문화 이주민의 설화 자료를 한국설화 연구의 대상으로 포섭함으로써 한국설화 연구의 지평을 세계적 범주로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보홀섬의 두 거인과 초콜릿 언덕

서지사항
자료명보홀섬의 두 거인과 초콜릿 언덕
국가필리핀
이야기분류전설
제보자마리사콘데(오혜진) [필리핀, 여, 1984년생, 결혼이주 11년차]
조사일시2019. 03. 07(목) 오후
조사장소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삼양1동
조사자신동흔, 김정은, 엄희수, 강새미
자료문의건국대학교 신동흔 교수
기타2016년도 한국학진흥사업 선정 연구결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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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옛날 필리핀 세부 근처 보홀이라는 섬에 거인 두 명이 왔다. 각각 북쪽과 남쪽에서 온 거인들은 그곳이 자기의 땅이라며 싸웠다. 거인들이 만났을 당시는 우기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였다. 그래서 거인들은 물기가 있는 흙덩이를 서로에게 던지며 싸웠다. 싸움은 거인들이 지쳐 쓰러져 죽을 때까지 계속되었다. 싸움이 끝나고 나니 보홀섬에는 거대한 흙 언덕들이 많이 생겼다. 사람들은 흙이 초콜릿 색과 비슷하여 그 언덕들을 초콜릿 힐즈(Chocolate Hills)라고 불렀다. 현재 초콜릿 힐즈는 필리핀에서 유명한 관광지 중 한 곳으로, 건기에는 갈색, 우기에는 초록색의 모습을 보여준다.

구연상황


〈나비가 된 언니〉 구연을 마치고, 망고 관련 전설에 대해 이야기를 했으나 제보자가 완전히 기억을 하고 있지는 못했다. 그래서 필리핀의 유명한 전설인 〈보홀섬의 두 거인과 초콜릿 언덕〉 이야기를 구연하기로 했다.

본문 ▶ ▶ [ 음성듣기 ]


이 이야기는 초콜릿 힐즈(Chocolate Hills)라는 이야기인데요. 필리핀에서 세부, 필리핀은 다 섬들이잖아요? 세부 아시죠? 세부 밑에 또 다른 섬이 있는데 그건 보홀(Bohol)[주 368]이라는 섬이 있어요. 보홀 섬은 원래 평평한 땅이었어요.
근데 옛날 할아버지 할머니들 말 들으면은, 옛날에, 그 필리핀에서 거인 두 명이 있던 거예요. 북쪽에서 온 거인 한 명 하고, 남쪽에서 온 거인 한 명이 있었어요. 근데 그 거인들은 자기 간 땅에서 자기 땅이라고 해요. 그래서, 근데 두 거인은 보홀에서 같이 와서 만나게 된 거예요. 현지인들은 원래 거인들 만나는 것을 되게 이미 전부터 걱정했던 거예요. 만나면은 싸울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걱정한대로 이제 거인들은 그 섬에서 만났어요. 그래서 서로 보홀이라는 섬을 가지려고 해서,
“이건 내 땅이야.”
북쪽에서 온 거인이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여기는 내 땅이야!”
라고 해서 남쪽에서 온 거인이,
“무슨 말이야? 이건 내 땅이야. 네가 가야지. 네가 떠나야지.”
라고 해서 서로 양보하지 않았기 때문에 싸우게 되는 거예요.
근데 보홀에서는 건기하고 우기라는 계절이 있어요. 보홀에서는 건기 때에는 이제 막, 갈라지는 [조사자2: 가뭄처럼.] 가뭄처럼 그렇게 생겼는데. 또 장마철에는 비가 많이 오잖아요. 많이 오고, 이제 진흙이 되는 거예요. 또 비 많이 오고, 진흙 되고, 장마철이 조금 지나면은 식물들이 올라오기 시작해요. 그래서 그 때 그 거인들 만날 때에는, 장마철 얼마 전에 지나간 거였어요. 그래서 진흙이 약간, 완전 진흙이 아니라 [조사자2: 물기가 있는.] 조금 물기가 있는 진흙. 그래서 거인들 싸울 때, 그 흙을 이거 잡고 막 흙덩어리를 만든 거예요. 흙덩이를 만들구 상대방 거인한테 막 던진 거예요. 그래서 똑같이 다른 거인도, 똑같이 진흙, 흙덩어리는 만들고 똑같이 던졌어요. 계속 둘이서 싸운 거예요. 그렇게 막 만들고. 흙덩어리를 많이 만들고 싸웠어요. 그래서 그러니까 힘 빠질 때까지 싸웠구. 죽을 때까지 싸웠어요 거인들이. 그러니까 양보하지 않고 계속.
그래서 결국 거인들은 죽고, 싸우는 거 이제 끝나니까 현지인들은 싸우기 전엔 좀 잠깐, 그 섬에서 잠깐 떠나고. 이제 싸움이 끝나니까 이제 다시 왔어요, 그 보홀에. 그런데 현지인들이 다시 오니까 좀, 눈에서 띈 것은 그 언덕들. 엄청 많이 있구. 색깔이 갈색이다 보니 초콜릿 색깔이다 보니까, 초콜릿같이 생긴 것들이에요. 그래서 사람들이 ‘초콜릿 힐즈’라고 부르게 된 거예요. 네. 지금도 초콜릿 힐즈는 지금도 되게 유명한 관광지예요, 필리핀에서. 이제 건기는 나무들은 마르고, 갈색이 되고. 완전 초콜릿 힐즈라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이제 장마철이 얼마 지날 때는 이제 초콜릿 색깔 아니지만, 파랗게. 나무, 식물들 초록색으로 되니까 파랗게 되게,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어요. 그게 초콜릿 힐즈. [조사자1: 봤어요.] [조사자2: 봤어요, 선생님?] 보셨어요? [조사자1: 옛날에 사진 보고. 이렇게 동그랗게.] [조사자2: 오름처럼 이렇게 되어 있다고.] [조사자1: 무덤들이 쫙 모여 있는 거 같은데.] 찾아드릴게요.
[조사자1: 예전에 필리핀 한 번 여행 가려고 막 검색했을 때, 가보진 못했지만. 그 거인의 정체가 뭔지 알아요? 그게 자연신. 하나는 비를 몰고 오는 북방의 신 하구, 태양. 건조한, 맑은 날씨 신하고. 비 내리는 신하고. 두 신의 상징이 거인인 거죠. 두 신이 만나는 게, 두 기후가 만나는 곳이 보홀이라서. 양쪽 기후의 신들이 서로 부딪치는, 그게 거인이라고 표현하는 거죠.] [조사자2: 태풍도 많고 그러니까, 필리핀이.]

주석내용

[주 368] 보홀 섬(Bohol Island)은 필리핀 중부 비사야 제도의 섬으로 필리핀 내 10번째의 크기 규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