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시대 한국학을 위한 이주민 설화 구술자료 DB 구축

다문화 사회를 구성하는 이주민은 '한국 속의 세계’로서 다문화 이주민의 설화 자료를 한국설화 연구의 대상으로 포섭함으로써 한국설화 연구의 지평을 세계적 범주로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시티누르바야의 이룰 수 없는 사랑

서지사항
자료명시티누르바야의 이룰 수 없는 사랑
국가인도네시아
이야기분류민담
제보자수산티 [인도네시아, 여, 1976년생, 결혼이주 12년차]
조사일시2018. 11. 23(금) 오전
조사장소경기도 안산시 원곡동
조사자김정은, 강새미
자료문의건국대학교 신동흔 교수
기타2016년도 한국학진흥사업 선정 연구결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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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시티누르바야는 수마트라 섬의 부자였는데, 같은 학교를 다닌 자와 섬 출신의 바흐리를 좋아했다. 시티누르바야의 아버지는 서로 섬이 달라서 결혼할 수 없다며, 수마트라 섬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고 했다. 바흐리는 돈을 많이 벌려고 고향에 와서 공부를 했다. 시티누르바야의 집은 가난해서져서 아버지의 친구인 라뚝마린기라는 부자와 결혼을 하게 하려고 했다. 시티누르바야는 바흐리를 찾으러 자카르타로 갔는데, 그 사이 아버지는 죽고 아버지의 재산도 모두 라뚝마린기가 가져갔다. 시티누르바야는 자살을 했고, 바흐리는 라뚝마린기를 죽이고 감옥에 들어간다.

구연상황


앞서 우즈베키스탄의 허율리나가 〈세 개의 화살과 개구리 공주〉의 이야기를 마치자, 제보자가 인도네시아에 전해지는 〈로미오와 줄리엣〉과 비슷한 이야기라며 구연했다. 제보자가 어릴 적 어머니에게 들었던 이야기로 인도네시아에서는 어느 지역과 어느 지역 사람끼리는 결혼하면 안 된다는 금기가 있는데, 이에 얽힌 이야기라고 한다. 인도네시아에서 무척 유명한 이야기로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시티누르바야의 사랑’이라고 부른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우즈베키스탄의 허율리나, 일본의 쿠미코, 중국의 박영숙 제보자가 청중으로 이야기를 함께 들었다.

본문 ▶ ▶ [ 음성듣기 ]


원래 시티누르바야[주 158]는 부자 사람이에요. 아버지가 부자시고 근데 본인은 미남. 그니까 수마트라섬[주 159]이요. 근데 시티가 어릴 때부터 어떤 남자를 만나서 같은 학교를, 그거 이름은 ‘바흐리’요, 그 남자. 바흐리는 원래 자카르타군. 바흐리 자카르타인데 근데 만나서 서로 좋았어요. 그때는 미남 사람들은 자기 집마다 소, 코에 이렇게 나와 있어요. 우리 인도네시아 소에. 이 소 집 앞에 일곱 단계 있으면 어떤 부자 사람인가, 몇 단계이고. 집 앞에는 다 그렇게 있고요. 더 부자면 더 많고. 근데 시티누르바야 아빠는,
“바흐리가 안 된다. 왜냐면 바흐리는 자와 사람이다. 우리는 수마트라 사람이랑 결혼해야 되고.”
그리고 바흐리도 그렇게 똑똑한 사람 아니라서 그렇게 들었기 때문에,
“돈이 많으면 결혼할 수 있다, 시티누르바야랑.”
그니까 다시 자기 고향에 가서 더 공부하는 거예요. 자카르타에서 공부하고. 시티누르바야는 바흐리랑 약속하기 때문에
“기다리라.”고,
“내가 공부 다 마치면 돈 많이 벌고 다시 너와 결혼할 거다.”
근데 시간이 흘러 시티누르바야 아빠가 갑자기 망해졌어요. 그리고 어떤 시티누르바야 아버지가, 어떤 아버지 친구인데 그거 보고
“내가 도와주면 네 딸 나한테 줘라.”
이렇게 해요. 인도네시아는 결혼은 한 명만 아니라 네 명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네 명은 법적으로 할 수 있고 일곱 명까지 그냥 같이 살 수 있고. [조사자: 남자가 여자를?] 남자가 여자를.
(잠시 청중들과 일부다처제, 일처다부제에 대한 의견이 오가느라 구연이 중단됨.)
근데 시티누르바야 도망갔어요. 바흐리가 계속 오지 않기 때문에 자카르타로 바흐리 찾아 갔는데, 바흐리 만났어요.
“바흐리랑 결혼해라.”
근데 아버지도 반대하기 때문에 시티보고,
“집에 와라.”
근데 시티가 집에 안 가요. 아버지가 그 다음에 아파서 돌아가셨어. 시티도 보지 않고, 모든 재산이 시티아빠 친구가 다 가져갔어요. 그리고 뿐만 아니라 시티까지 갖고 싶어 하기 때문에. 그 남자는 이름이 라뚝마린기야. 라뚝은 그거 붙이는 이름 있어요. 여기 영감님 그렇게 붙이는 거 있어요. 그니까 이름은 마린기인데, 근데 제가 아까 얘기했잖아요. 레벨 하나, 레벨 둘. 라뚝 앞에서 그거 붙어야 돼요.
이 라뚝이 시티 찾아서 자카르타로. 만났는데,
“너 너와 결혼해라. 네 아버지도 모든 재산을 내가 다 가졌으니까 너는 아무도 없다.”
근데 시티도 싫고 라뚝마린기 결혼하기보다 자기는 그냥 자기 자신이 죽어버렸거든요. 그니까 시티누르바야 자살하고. 그때 바흐리 집에 오다가 자기 연인, 아직 결혼 안 했어요. 우리는 같이 살면 안 돼요, 옛날에. [조사자: 결혼 전에 같이 살면 안 돼요.] 보고 가슴이 아팠는데 라뚝 죽이고 싶었는데, 근데 라뚝을 못 죽여서 대신 자기가 경찰서 잡혔어요. 왜냐면 부자사람이라서. 부자사람은 돈도 있고 힘이 할 수 있으니까. [조사자: 오히려 얘가 잡혔어요.] 네. 그니까 바흐리가 감옥에 있다가 다시 나와서, 그리고 다시 라뚝 찾아서 마지막까지는 라뚝 죽일 수 있어요. 라뚝을 죽여서 그 다음에 바흐리도 혼자 죽이고 싶었는데, 자살하고 싶었는데 죽지 못했어요. 대신 감옥에 계속 있고 그냥 그렇게 이야기 끝나는 거예요.
[조사자: 이거는 되게 실제 있었던 일을 만든 것처럼.] 근데 실제는 아닐 것 같아서. 잘 모르겠는데 사람들이 말하기를 자카르타에 어떤 감옥, 근데 지금은 뮤지엄(museum) 된 거예요. 박물관. 옛날에는 밑에, 지하에 그때 바흐리가 감옥에 갔다고. 근데 실제로 사진도 없고, 아무것도 없고. 옛날에 사람들은 네덜란드 사람 그쪽에 다 보냈으니까. 사람들이 그렇게 예쁘게 이야기 만들었나봐. 왜냐면 우리 자카르타사람 무조건 이쪽 사람이랑 결혼하면 안 된다. [조사자: 그런 게 너무 강하니까.]

주석내용

[주 158] Sitti Nurbaya는 마라 루슬리(Marah Rusli) 작가가 1922년에 전통 이야기 방식으로 쓴 소설로 알려져 있다. 수산티는 옛이야기로 구연했고, 마라 루슬리의 소설과 결말에서 차이가 있다.

[주 159] 수마트라섬은 인도네시아의 주요 섬으로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