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시대 한국학을 위한 이주민 설화 구술자료 DB 구축

다문화 사회를 구성하는 이주민은 '한국 속의 세계’로서 다문화 이주민의 설화 자료를 한국설화 연구의 대상으로 포섭함으로써 한국설화 연구의 지평을 세계적 범주로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달빛 아래 목욕하는 여성들

서지사항
자료명달빛 아래 목욕하는 여성들
국가에스토니아
이야기분류민담
제보자마레트루드 [에스토니아, 여, 1998년생, 유학 1년차]
조사일시2019. 01. 18(금) 오후
조사장소서울시 광진구 화양동
조사자신동흔, 김정은, 김민수
자료문의건국대학교 신동흔 교수
기타2016년도 한국학진흥사업 선정 연구결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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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세상의 비밀을 알고 싶어 하는 한 청년이 있었다. 그는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다 배웠는데, 사람들이 모르는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고 핀란드 마법사를 찾아갔다. 핀란드 마법사는 비밀을 알게 되면 평생 편하게 살 수 없다고 말했지만, 청년은 비밀을 알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마법사는 칠 년에 한 번씩 하룻밤 동안 파티가 열리는데, 금으로 된 접시에 하늘 염소의 우유가 있고, 그 우유에 검은 빵을 담근 뒤 먹으면 사람들이 모르는 비밀을 알게 된다고 했다. 청년은 마법사의 말대로 했다. 뱀의 왕이 있고 작은 늪 불빛 아래 금으로 된 사우나가 생기고 그 곳에서 여자들이 나왔다. 다음 날 청년이 숲에 가자 알몸인 여자들이 나타나 목욕을 했다. 그 경치에 반한 청년은 계속 매일매일 그곳을 찾아갔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청년은 스트레스를 받고 입맛도 떨어져 죽고 말았다.

구연상황


울루잔 미라가 〈평범한 여자 레일라와 부자인 남자 메지뉴의 사랑〉 이야기를 마치고 난 뒤, 제보자가 준비해온 이야기라며 구연해 주었다. 스웨덴 유학생 울루잔 미라가 이야기판 청자로 참여하였다.

본문 ▶ ▶ [ 음성듣기 ]


옛날에 한 마을에 이 세상에 모든 것을 궁금해 하는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그 청년이 세이지(세계)의 언어를 배웠고 어떤 비밀의 지식도 다 배운 다음에 이 세상에서 사람들이 알 수 없는 비밀 하나 있다고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 마법사들을 다 방문했더니 아무도 그 비밀을 몰랐습니다. 근데 청년이 너무 궁금해서
‘그 일을 어떻게 하든 알게 될 거야.’
라는 생각을 가지고 어느 날에 핀란드의 마법사를 만나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 핀란드의 마법사가 그 비밀을 우연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비밀이 그냥 단순한 비밀이 아니었습니다. 그 마법사가 청년에게 경고 했습니다.
“이 비밀을 알게 되면 평생 편하게 살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이 비밀을 알고 싶어요?”
라고 물어봤더니 청년이 너무 궁금해서,
“네, 그래도 알고 싶다.”
라고 대답했더니 마법사가 가르쳐 주었습니다.
“칠 년마다 뱀들의 왕이 오늘 밤에 파티를 엽니다.”
[조사자1: 무슨 밤?] 그냥 칠 년마다 오늘 밤에 한 밤만 동안 [조사자1: 하룻밤동안, 칠년마다 하룻밤마다 파티가 열려요?] 네, 한 밤에만. 근데,
“그 파티를 할 때 금으로 된 접시가 하나 있고 그 접시 안에 하늘 염소의 젖? 우유가 들어있어요. 그 우유 안에 검은 빵을 꺼내서”
에스토니아에서 검은 빵을 많이 먹거든요.
“검은 빵을 살짝 담그고 먹으면 그 사람들이 알 수 없는 비밀을 네가 알게 될 것이다.”
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그 운 좋게도 그 뱀의 왕이 파티를 열 날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청년이 그 파티에 가겠다고 결심을 했습니다.
그 파티가 열린 날에 숲에 갔는데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몇 시간동안 기다려보니 자정이 될 때 갑자기 덤불들이 막 바스락거리기 시작했고, 그 덤불 뒤에서 뱀들이 ‘쉭쉭’거리면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숲 안에 늪 하나 있었는데 [조사자1: 늪?] 작은 늪. 그 늪에서 불빛 하나가 하늘까지 올라갔고 그 뱀들이 그 불빛 아래 모였습니다. 올라가지 않았고 그냥 그 아래 그 빛을 보고 그 아래 얽히고 다 모였는데, 그 뱀들 사이에 어떤 크고 뚱뚱한 그리고 금으로 된 왕관을 쓰고 있는 뱀이 있었습니다. 바로 뱀의 왕인 거죠. 그리고 왕 옆에 금으로 된 접시가 있고 그 접시 안에 하늘 염소의 젖이 있었습니다. 이 청년이 그 경치를 보고 사실 너무 무서웠습니다. 뱀이 너무 많고 ‘쉭쉭’거리는 소리도 너무 크고 그래서,
‘가까이 갈까? 말까?’
라는 고민도 했는데,
‘그래도 해봐야겠다.’
라는 생각에 가까이 갔습니다. 근데 뱀들이 그 청년을 물기 시작했고 ‘쉭쉭’거리는 소리가 더 커지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그 검은 빵을 그 우유에 담가서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빨리빨리빨리 도망갔습니다. 네, 달릴 수 있었던 만큼 달려가고 그리고 너무 피곤해서 그냥 쓰러졌어요. 그리고 다음 날 일어났더니,
‘오늘 밤에 다시 숲에 가서 그 비밀이 무엇인지 이제 볼 겁니다.’
라고 결정했고 다시 숲에 갔습니다. 근데 이번 밤에도 그냥 돌아가 보니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좀 더 기다리고 돌아봤더니 어느 순간 금으로 된 사우나가 자작나무의 어딘지(어딘가)에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근데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또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어느 순간 알몸으로 여성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그 사우나에서 목욕을 하고 사우나를 했습니다. 그 청년이 그 경치를 보고 너무 감동 받았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경치였습니다. 사랑에 빠진 것처럼 그 경치를 봤는데, 아침이 다가올 때 여성들이 사라지고 사우나 다 사라졌는데, 그 청년이 깨지 못하고 계속 거기 서 있었어요. 거기 서 있었는데 점심시간 때쯤 다시 정신을 차리고 집에 돌아갔는데 그 경치가(경치를) 잊지 못한 겁니다.
그래서 일 년이 지난 후에 다시 찾아가 봤는데 다시 사우나와 여성들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날 이후로 매일매일 그 숲에 찾아갔는데 그래도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나중에 입맛까지 떨어져서 결국엔 숨을 거두었다. [조사자1: 먹지도 못하고 그것만 기다리는 거지 그 여자들만.] 네, 너무 사랑에 빠졌으니까. [조사자1: 불쌍해.]
그래서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거 분명히 있습니다. 마법사의 경고가 맞았습니다. [조사자1: 근데 아까도 그랬는데 에스토니아인데 핀란드 마법사가 되게 유명한가 봐요. 에스토니아에?] 아, 네. 핀란드 마법사가 들어가는 이야기가 꽤 많은 것 같아요. [조사자1: 이거 되게 많이 있나보네요. 꼭 핀란드 마법사가 나와 가지고 뭔가를 이렇게 사건을 만드는군요.] 핀란드 마법사가 좀 더 지식이 많은 느낌? 그런 뭔가 있어요. [조사자2: 그리고 또 우리나라가 아니라 다른 나라 다른 세계에 속해 있으니까, 우리가 모르는 걸 알 수도 있겠죠.] 네, 에스토니아 사람들은 그때 농장 일만 하고 그랬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