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조선왕조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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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맥(主脈)

서지사항
항목명주맥(主脈)
용어구분전문주석
상위어기맥(氣脈), 대간(大幹), 용맥(龍脈), 지맥(地脈)
하위어농(壟), 지각(枝脚), 지룡(支龍), 지룡(枝龍)
동의어주룡(主龍)
분야생활 풍속
유형개념용어
자료문의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정보화실


[정의]
양택(陽宅)이나 음택(陰宅)을 쓸 수 있는 핵심 자리인 혈처(穴處)를 형성하는 주된 맥.

[개설]
풍수지리에서 주맥은 보호되어야 마땅한 것으로 보는데, 주맥을 통해 내려 온 생기(生氣)가 혈처 안에 제대로 안장되어야만 음택이나 양택 모두 길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주맥은 일단 충만한 생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풍만하고 튼실하며 단절되거나 훼손되어 있지 않은 모양을 갖추어야 한다. 생기는 혈처까지 유입된 주맥을 통해 내려온다고 보므로, 주맥을 판단하는 것은 바로 혈처를 판단하는 일이기도 하다.

[내용 및 특징]
혈처의 생기는 주맥을 통해 내려오기 때문에 주맥이 어지럽게 흩어지거나 단절되면 결코 길하지 않다고 본다. 특히 주맥을 단절하는 것은 작게는 음택을 상하게 하고 크게는 도읍이나 국가의 존망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 여겨 금기사항이다. 만리장성을 쌓고 진(秦)나라가 망하였고, 기수(淇水)와 변수(汴水)를 개척하느라 지형을 끊고서 수(隋)나라가 망하였다는 언급은 이러한 상황을 잘 대변한다.

세종대 전 판청주목사 이진(李蓁)이 제생원 지리의 판국은 주맥이 씩씩한 길지의 형국이라 하면서 상소문을 시작하는 것은 주맥을 중시했던 분위기를 잘 전달해 준다[『세종실록』 15년 7월 19일]. 또 1433년(세종 15)부터 수십 년간 지속된 헌릉(獻陵) 단맥 논의가 다름 아닌 주맥을 보호하기 위한 시도였는데, 그 발단이 된 최양선(崔揚善)의 상소는 주산의 내맥(來脈)은 마땅히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었다[『세종실록』 15년 7월 22일]. 아울러 종묘 뒤 주맥을 보호하기 위해 소나무를 그 주변에 심어야 한다는 최양선의 건의[『세종실록』 23년 5월 19일], 궁성 북쪽에 길을 내면 문소전(文昭殿)강녕전(康寧殿)의 주맥을 상하게 되므로 담장을 쌓고 행인을 끊어 맥을 보존해야 한다는 고중안(高仲安)의 상소[『세종실록』 23년 5월 21일], 세종시기 불당을 건립하려 하자 주맥을 상하게 하는 것은 풍수지리에서 가장 금기시하는 것 가운데 하나여서 일찍이 흙을 메우고 보토하여 용맥(龍脈)을 보존했던 노력과 배치되는 행위이므로 불당을 세워서는 안 된다는 목효지(睦孝智)의 상소[『세종실록』 30년 8월 4일], 그리고 숙종시기에 주맥을 상하게 하는 창의문 외성 성곽의 축조는 불가하다는 신하들의 견해 등은 모두 주맥을 상하게 하면 안 된다는 인식을 단적으로 나타낸다[『숙종실록』 28년 10월 5일]. 또 풍수지리에서 주맥은 생동감 있고 좌우로 꺾이고 기복을 이룬 주된 맥의 형상이어야 좋은 것으로 판단하는데, 황희(黃喜) 등이 창덕궁의 주맥은 곧장 길게 뻗었기 때문에 경복궁 자리만 못하다는 상소를 올렸다거나[『세종실록』 15년 7월 29일], 세조가 전일 왕세자 묘지 터로 추천받은 땅을 살펴보고는 주맥이 어지럽게 흩어져 기운이 하나로 모이지 않았으니 결코 쓸 수 없다고 한 것[『세조실록』 3년 9월 12일] 등은 모두 이와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변천]
주맥은 위의 세종과 세조, 숙종시대의 언급을 거쳐 광해군, 영조, 그리고 정조시기를 포함하여 조선시대 내내 음택이나 양택의 혈처를 조성하는 근간의 주된 맥으로서 결코 훼손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인용되고 있다[『광해군일기』 4년 11월 15일][『영조실록』 12년 5월 13일][『정조실록』 8년 11월 17일]. 음택지리서의 대표 경전인 『장서(葬書)』의 주에서는 생기가 내려온 곳을 통해 생기가 머문 곳을 알며, 맥은 관을 떠나지 않고 관은 맥을 떠나지 않는다는 설명으로써 주맥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참고문헌]
■ 『장서(葬書)』
■ 김두규, 『풍수학사전』, 비봉출판사, 2005.
■ 장성규, 『백두대간의 역사』, ㈜한국학술정보, 2008.
■ 장성규·김혜정, 『완역 풍수경전』, 문예원, 2010.
■ 徐善繼·徐善述, 『地理人子須知』, 臺灣, 竹林書局, 2007.

■ [집필자] 김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