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사전을 편찬하고 인터넷으로 서비스하여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와 일반 독자들이 왕조실록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학술 문화 환경 변화에 부응하고 인문정보의 대중화를 선도하여 문화 산업 분야에서 실록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개설]
좋은 청주(淸酒)에 후추와 황밀(黃蜜)을 넣고 곤 술이다. 간혹 청주를 데운 술을 가리킬 때도 ‘자주(煮酒)’라고 불렀다. 한여름에 제향(祭享)에 올리는 청주가 쉽게 상하기 때문에 술을 데워서 저장한 후 제향에 올리기도 했다.
[만드는 법]
홍만선(洪萬選)이 편찬한 『산림경제(山林經濟)』에서 1554년(명종 9) 어숙권(魚叔權)이 편찬한 『고사촬요(攷事撮要)』를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자주 만드는 법을 소개하였다. “좋은 청주 1병에 후추·황밀 각 1전(錢)을 질그릇 항아리에 담아 솥 안에 놓고, 물속에 실을 드리우고 고다가 시간이 지나면 꺼낸다. 골 때 병의 숫자는 임의로 정한다.” 또 허준(許浚)의 『동의보감(東醫寶鑑)』을 인용하여 “술 한 병에 황랍(黃臘) 2전, 후추[胡椒]가루 1전을 넣고 병의 주둥이를 꼭 봉하고, 젖은 쌀 한 움큼을 그 위에 놓고 중탕하여 곤다. 쌀이 밥이 되면 다 고아진 것이니, 꺼내어 차게 식혀 쓴다.”
[연원 및 용도]
후추와 황밀을 청주에 넣고 고아서 만드는 자주의 연원에 대해서 1924년에 출판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서는 “이 술은 나라의 제향에 쓰는 것인데, 중국 상고 때부터 내려오는 법이니라.”고 하였다. 『승정원일기』에 의하면 영조 때 종묘(宗廟)와 사직(社稷)의 제사에서 겨울에는 청주를, 여름에는 자주를 사용한다고 했다. 그 이유는 여름에 청주의 맛이 변할까 두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청주를 데우면 술맛이 싱거워지기 때문에 매운 약재를 넣는데 그 맛이 다음(茶飮)과 비슷하다고 했다.
중종 때에는 추운 날씨에 근무하는 군사에게 술을 데운 자주를 주어 추위를 막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중종실록』 4년 11월 13일]. 한편, 일본이나 유구국으로부터 받았던 후추는 자주를 만드는 데 사용되기도 하였다. 연산군 때 각 사(司)에서 자주를 만드는 데 후추 20근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었다[『연산군일기』 5년 10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