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조선왕조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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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집궐중(允執厥中)

서지사항
항목명윤집궐중(允執厥中)
용어구분전문주석
동의어윤집기중(允執其中)
관련어인심도심론(人心道心論), 수양론(修養論), 인의예지(仁義禮智), 충효경자(忠孝敬慈), 도심(道心), 성색화리(聲色貨利)
분야문화
유형개념용어
자료문의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정보화실


[정의]
진실로 그 중(中)을 잡으라는 의미로,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왕위를 물려주면서 남긴 말.

[개설]
윤집궐중(允執厥中)은 ‘윤집기중(允執其中)’과 같은 말이다. 중국 고대 성군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왕위를 물려주면서 최초로 한 어구이다. 그 뜻은 ‘진실로 그 중(中)을 잡아라’인데, 그 의미는 왕위에 올라 정사에 임할 때 마음이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말고 오로지 그 중심을 잡아 모든 일을 처리하라는 뜻이다. 순임금은 우임금에게 왕위를 물려주면서 이 말을 하였는데 인심(人心)보다는 도심(道心)을 갖도록 하는 차원에서 그 중(中)을 잡아야 함을 피력하였다. 조선시대 많은 왕이나 학자들은 성리학을 수용하면서 수양론적 차원에서 이 말을 원용하여 인심도심론(人心道心論)을 전개하였다.

[내용 및 특징]
『논어』에는 요임금이 "아 너 순(舜)아! 하늘의 역수가 너의 몸에 있으니 진실로 그 중을 잡도록 하라."라고 하였고, 『서경』 「우서대우모(虞書大禹謨)」에서는 "인심은 오직 위태롭고 도심은 오직 은미하니 정밀하게 하고 한결같이 하여야 진실로 그 중(中)을 잡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논어집주』에 의하면, ‘윤(允)’은 ‘진실로[信]’라는 뜻이고 ‘중’은 지나치거나 부족함이 없는 명칭이라 하였다. 중국 고대 성군이 왕위를 물려주면서 말한 말인데, 전자는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후자는 순임금이 우임금에게 한 말이다. 후자는 성리학이 형성하면서 마음을 인심과 도심으로 구분할 적에 많이 원용되었다.

조선초기 태종대 의정부에서 노비변정조건(奴婢辨正條件)을 올리며 "진실로 그 중을 잡아라."라고 하면서 ‘중’이란 한 글자는 실로 성인이 성인에게 서로 전한 마음의 법이라고 하였다. 이는 정치를 중용에 알맞도록 하라는 의미였다.

조선중기 중종대에 『상서(尙書)』을 강하는 조강이 있었다. 『상서』는 왕이 하늘을 공경하고 백성을 위로하며 마음을 보존하여 정치를 하는 근원이 되는 책이다. 시강관(侍講官) 최숙생(崔淑生)은 그 내용 가운데 "인심은 오직 위태하고 도심은 오직 미묘하니 정밀하고 한결같이 하여야 그 중를 잡을 것이다[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允執厥中]"라는 글을 인용하며 한 번이라도 사사로운 뜻이 있어서는 안 되고, 사사로운 의도가 한번 맹동(萌動)한다면 정밀하고 한곁같음이 아니라고 하였다. 우왕(禹王)이 도리에 합당한 말을 들으면 절을 하였으며, 탕왕(湯王)이 간언(諫言)을 따르고 어기지 않은 것은, 이 일이 이것에 의거한 것으로 여겼다.

[변천]
조선후기 영조대 정원(政院)에서 천둥의 이변을 아뢰면서 ‘진실로 그 중을 잡아라’는 말은 위대한 순임금의 학문임을 천명하면서 도리와 물욕의 구별을 밝히도록 하였다[『영조실록』 29년 11월 18일]. 정조대에는 『논어』를 강하면서 치국의 학문을 생각하였는데, 무극(無極)과 태극(太極)의 왕복(往復)은 부득이한 것이지만 이는 바로 요임금이 순임금에 전수한 ‘진실로 그 중을 잡아야 한다’는 네 글자에 불과한 것으로 여겼다[『정조실록』 2년 12월 15일]. 더욱이 정밀하고 한결같은 사람만이 중을 확정하여 활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 장령 권한위(權漢緯)은 요임금, 순임금, 우임금 등 성군이 서로 전수한 심법은 우리 열성조에 서로 주고받은 아름다운 이상으로 여기면서 항상 왕이 스스로 마음을 가다듬어 일깨우고 가르치는 방도로 삼도록 상소하였다[『정조실록』 24년 5월 22일]. 이는 왕이 마음의 참다운 의리를 밝혀야 신하들이 충직하게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고종대에 전 비서원 곽종석(郭鍾錫)은 "심은 하나지만 그것이 인의예지(仁義禮智)와 충효경자(忠孝敬慈)에서 발현되는 것이 도심(道心)이며, 음식의복(飮食衣服)과 성색화리(聲色貨利)의 사사로움에서 발현되는 것이 인심(人心)입니다. 폐하께서는 하나의 생각에서도 반드시 인심과 도심의 공사(公私)의 단서를 살펴서 그것이 도심의 공적인 것이라는 것을 알면 반드시 확충시켜 밀고 나가고, 그것이 인심의 사적이라는 것을 알면 반드시 억제하여 없앤다면, 요임금과 순임금의 정치를 아마 이루실 수 있을 것입니다."[『고종실록』 40년 10월 18일]라고 하여 심에 대한 성리학적 수양 공부를 적극 권유하기도 하였다.

[참고문헌]
■ 『논어(論語)』
■ 『중용장구(中庸章句)』

■ [집필자] 이형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