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사전을 편찬하고 인터넷으로 서비스하여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와 일반 독자들이 왕조실록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학술 문화 환경 변화에 부응하고 인문정보의 대중화를 선도하여 문화 산업 분야에서 실록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개설]
불교에 증명법사(證明法師)가 등장하게 된 배경은 승려가 되기 위한 계를 받을 때 반드시 그 자리에 덕이 높은 승려가 함께 참여하여 계를 받았음을 증명하는 전통에서 유래한다. 부처에게 직접 설법을 듣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먼저 계를 받은 덕이 높은 승려 10명 또는 5명의 증명으로 계를 받고 승려가 될 수 있었다. 10명의 증명법사 가운데 전계화상아사리·갈마아사리·교수아사리를 3사(師) 또는 3화상(和尙)이라고 하고, 나머지 7인을 7증사(證師)라고 한다.
한국 불교의 대표적인 증명법사에는 한산백 이색(李穡)이 왕지를 받들어 비명을 지었다는 지공 대사와 나옹 대사[『태조실록』 5년 5월 7일], 왕사였던 무학자초가 있다. 이 세 화상을 ‘증명삼화상’이라고 하며, 오늘날의 수계 의식 때에도 모셔지고 있다.
계를 받는 수계 의식에서의 증명 의식은 공양을 올리거나 베풀거나 하는 의식으로 확대되었다. 부처에게 공양을 올리거나 재를 올리고 재앙을 소멸하고 복덕을 기원하고자 할 때, 제일 처음에 증명하는 불보살을 청하는 증명청(證明請) 의식이 행해진다. 또 실제 법회 때는 불보살을 증명으로 청할 뿐만 아니라 법회의 재 의식을 잘 아는 원로 대덕 승려를 증명법사로 모시고 법회가 법식에 부합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자문을 구한다. 일반적인 재를 할 때 참여하는 승려들의 임무를 적은 표찰을 용상방이라고 하는데, 그 첫 자리가 증명이다. 이는 증명법사를 지칭한다. 증명법사는 선(禪)과 교(敎)에 능통하고 법요 의식에 대한 이해가 깊어 제반 법회 진행에 관한 자문에 응할 수 있는 식견을 가진 승려가 모셔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