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조선왕조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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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약(煎藥)

서지사항
항목명전약(煎藥)
용어구분전문주석
관련어동지(冬至)
분야생활 풍속
유형음식
자료문의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정보화실


[정의]
소가죽을 진하게 고아서 꿀·관계(官桂)·건강·정향·후추 등의 가루와, 쪄서 체에 거른 대추고[大棗膏]를 함께 섞어 푹 끓인 뒤에 사기그릇에 담아 굳힌 동지(冬至)에 먹는 음식.

[개설]
전약(煎藥)이란 ‘달여 만든 약’을 뜻한다. 겨울철에 먹는 일종의 보양식품이다.

[만드는 법]
『수운잡방(需雲雜方)』에서는 청밀(淸蜜)과 아교(阿膠) 각각 3사발, 대추 1사발, 후추와 정향 각각 1냥 반, 건강 5냥, 계피 3냥을 섞어 일상의 방법대로 조린다고 하였다. 청밀은 맑은 꿀이고 아교는 짐승의 가죽·뼈·힘줄 등을 고아 그 액체를 말린 황갈색의 딱딱한 물질이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서는 소가죽을 삶아 푹 고아 물이 되면 체에 밭친다. 가죽 곤 물 1말 3되당 좋은 꿀 1말, 건강가루 1냥 4전, 관계가루 6전, 후춧가루 5전, 정향가루 3전, 대추육 10홉을 모두 합하여 불에 올린다. 주걱으로 저어 준다. 한 번 끓어오르면 꺼내어 그릇에 담아 식혀 굳힌다. 굳으면 녹말편 썰듯이 썰어 생파를 위에 얹거나 그냥 접시에 담는다.

빛깔은 까맣고 맛은 기이하며 동짓날 만들어 먹기도 하고, 각 약방에서 만들어 나라에도 올렸다. 의정부(議政府)와 각 상사(上司)에서 만들어 대신과 여러 관원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여러 재료는 아주 곱게 가루로 만들어야 좋다. 계피는 극히 매운 것을 써야 한다고 하였다.

[연원 및 용도]
김수(金綏)가 지은 『수운잡방』의 전약이나, 1923년에 간행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전약 모두 그 재료나 만드는 방법이 같다는 점에서 전약이 조선시대 내내 일관되게 만들어 먹던 음식임을 알 수 있다. 전(煎)은 ‘달일 전’, 약(藥)은 ‘약 약’이므로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달여 만든 약’이므로 식품이라기보다는 약의 성격을 가진 일종의 보양식이다. 노인들이 있는 기로소(耆老所)에는 타락죽, 제호탕과 함께 반드시 전약이 봉진(封進)되었다[『숙종실록』 45년 1월 27일].

1849년(철종 1) 홍석모(洪錫謨)가 쓴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동짓날 시식(時食)으로 전약을 들면서 “내의원(內醫院)에서 계피[桂], 후추[椒], 당밀(糖蜜)을 넣어 소가죽[牛皮]을 삶아 고(膏) 모양을 만드는데 이것을 전약이라 한다.” 하였다.

전약은 궁중에서 겨울철의 보양 식품으로 자리 잡았을 뿐만 아니라, 진찬(進饌)이나 진연(進宴)에서 잔치음식으로 오를 정도로 귀한 식품이었다. 귀한 전약은 일반 서민들에게도 확산되어 『동국세시기』 시절에는 민중의 동짓날 시식이 되기도 하였다.

[참고문헌]
■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 『수운잡방(需雲雜方)』
■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
■ 『진연의궤(進宴儀軌)』
■ 『진찬의궤(進饌儀軌)』
■ 김상보, 『조선왕조 궁중의궤 음식문화』, 수학사, 1995.

■ [집필자] 김상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