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사전을 편찬하고 인터넷으로 서비스하여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와 일반 독자들이 왕조실록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학술 문화 환경 변화에 부응하고 인문정보의 대중화를 선도하여 문화 산업 분야에서 실록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개설]
호노(戶奴)는 사노비 중 양반 호(戶)에 등재된 사내종을 뜻하는데, 이런 일반적 의미 외에도 양반가의 농업 경영에 참여한 간사노(幹事奴) 등의 의미로 쓰였다. 또 상전을 대신하여 소지(所志)·의송(議送)·정장(呈狀)을 올리는 사내종, 노비와 토지 매매를 대행하는 사내종 역시 호노로 칭해졌다.
[내용 및 특징]
호노는 사전적으로는 양반 호에 등재된 노를 뜻하는 용어인데, 주로 일상에서 쓰였을 뿐 법률적·제도적으로 특정 사내종을 가리키는 말은 아니다. 실생활에서 쓰이는 경우 호노는 사노비 중 특정 역할을 맡은 노를 의미하며, 공노비에서는 잘 쓰이지 않았다.
노비제 연구 성과에 따르면 호노는 일명 간사노 중 한 부류로서 농작(農作)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내종으로 풀이하고 있다. 사음노(舍音奴)·호노(戶奴) 등이 간사노에 포함되는데 간노(幹奴)라고도 불린다. 주인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농장을 주인 대신 관리하는 노비인 경우가 많다. 즉 외방의 농장은 호노의 관리 감독하에 농장에 소속된 주인집의 노비 즉 입역노비에 의해 운영될 수 있었고, 또는 주변의 농민들에게 병작으로 지급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연구 성과가 주로 농업 경영과 관련한 부분에서 호노를 언급하고 있는 것과 달리 관찬 사료에서는 관직에 제수 받은 사람이 사은숙배(謝恩肅拜)를 미룰 때 그를 대신하여 정장(呈狀)하는 사내종을 호노로 칭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고문서에 나타나는 사례 역시 비슷하다. 상전을 대신하여 소지(所志)를 올리거나, 노비 및 토지 매매를 대행하는 사내종을 호노로 칭하고 있다. 매매를 대행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토지 소유주를 대신하여 호노의 이름이 양안에 등재되는 경우도 있다.
[변천]
조선전기에 호적에서 솔노(率奴)와 호노(戶奴)로 노비 명단을 분류한 사례가 있으나 솔노와 대비되는 의미로서의 호노는 16세기 이후에는 거의 찾아지지 않는다.
[참고문헌]
■ 『비변사등록(備邊司謄錄)』
■ 안승준, 『조선 전기 사노비의 사회 경제적 성격』, 경인문화사, 2007.
■ 이재수, 『조선 중기 전답 매매 연구』, 집문당, 2003.
■ 이영훈, 「고문서를 통해 본 조선 전기 노비의 경제적 성격」, 『한국사학』9, 1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