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사전을 편찬하고 인터넷으로 서비스하여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와 일반 독자들이 왕조실록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학술 문화 환경 변화에 부응하고 인문정보의 대중화를 선도하여 문화 산업 분야에서 실록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개설]
조선시대의 국가 제례에서 중요하게 상용된 솥인 정(鼎)의 한 종류로서, 몸체는 원통형이고, 세 발이 모두 돼지의 다리 모양을 하고 있으며, 세 발 윗부분에도 돼지 머리 모양의 장식이 달려 있다. 정의 외관을 희생인 돼지로 장식한 것은 그 안에 돼지를 담는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형태]
시정의 몸체는 위, 아래의 지름이 동일한 원통형으로, 몸체 중앙부에 우레 문양이 빙 둘러서 새겨져 있으며, 기구(器口) 둘레에는 네모난 손잡이가 두 개 달려 있다. 중국 송나라 때 간행된 『송반악도(宋頒樂圖)』에 의하면 시정의 기구와 바닥의 지름은 모두 9치(약 27㎝), 시정 내부의 깊이는 7치 6푼(약 23㎝), 내부 용량은 3말(약 54ℓ)이라고 한다. 『국조오례서례(國朝五禮序例)』에 수록된 시정의 그림에서는 본체와 함께 시정의 덮개인 시정멱(豕鼎冪), 시정을 들어 올리는 데 사용하는 막대인 시정경(豕鼎扃), 희생인 돼지를 건져 올리는 데 사용하는 막대인 시정필(豕鼎畢)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시정멱은 기(氣)가 새지 않도록 띠풀[茅]을 촘촘하게 엮어 만든다. 시정경의 길이는 2자(약 60㎝)이며 양쪽 끝을 각각 3치(약 9㎝) 정도의 옥으로 장식한다. 시정필은 돼지를 잡는 부분인 갈고리 모양의 잎[葉]과 자루[柄]로 구성되는데, 잎의 넓이는 3치이고 가운데 1치가량(약 3㎝)을 깎아내며, 자루의 길이는 2자 4치(약 73㎝)이다. 시정필은 가시나무로 만들며 자루의 끝부분과 잎을 붉은색으로 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