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조선왕조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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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종묘의(薦新宗廟儀)

서지사항
항목명천신종묘의(薦新宗廟儀)
용어구분전문주석
관련어봉상시(奉常寺) 정(正), 종묘(宗廟), 종묘서(宗廟署) 령(令), 천신(薦新)
분야왕실
유형의식 행사
자료문의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정보화실


[정의]
각 계절마다 새로 난 산물(産物)을 종묘에 올리는 의례.

[개설]
천신은 계절마다 농사지은 과일이나 곡식, 물고기와 날짐승 등을 종묘에 올려 조상에게 감사하는 뜻을 표하는 의례이다. 천신하는 날은 따로 날을 점쳐서 택일(擇日)하지 않고, 올릴 산물이 도착하면 다음 날에 올렸다. 또 천신하는 날이 초하루와 보름 제사와 겹치면 함께 거행하였다. 담당자는 봉상시(奉常寺) 정(正)과 종묘서(宗廟署) 령(令)이다. 단, 봉상시 정이 담당하지 못할 때에는 첨정(僉正) 이상의 관원이 맡고, 종묘서 령이 맡지 못할 때에는 차관(次官)이 대신 참여하였다.

[연원 및 변천]
우리나라는 고려시대의 국가 전례를 담고 있는 『고려사(高麗史)』의 삭망천신기도급주고의(朔望薦新祈禱及奏告儀)에 처음으로 확인된다. 조선시대로 접어들어서는 문종대에 편찬이 완료된 『세종실록』 「오례」에 천신종묘의(薦新宗廟儀)가 처음으로 재록되었다. 이후 성종대의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정조대 『국조오례통편(國朝五禮通編)』과 『춘관통고(春官通考)』, 대한제국 시기의 『대한예전(大韓禮典)』 등 역대 전례서에 이 의주가 수록되어 있다. 의주는 아니지만 한국학중앙연구원장서각에 소장된 『천신건(薦新件)』을 보면, 1919년부터 1924년까지 종묘에 천신한 물품이 정리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일제강점기에도 종묘에 계속 천신례를 했음을 알 수 있다.

[절차 및 내용]
의식은 천신 1일 전 부엌인 재주(齊廚)에 새로 난 산물인 신물(新物)을 진설, 당일에 신물을 각 실에 올리는 순서로 진행하였다. 이러한 의식의 전 과정은 세종대 이후 대한제국 시기까지 큰 변화 없이 지속되었다. 『국조오례의』에 따른 의식 절차는 다음과 같다.

○ 진설(陳設) : 천신 1일 전, 봉상시에서 재주에 새로 난 산물을 진설한다. 봉상시 정과 종묘서 령이 재주로 가서 함께 점검한다. 천신하는 날, 변(籩)·두(豆)를 신실(神室)마다 지게문[戶]의 밖에 설치하여 신물을 담는다.

신실마다 음력 1월인 맹춘(孟春)에는 청어(靑魚)를 두(豆)에 담아 올리고, 음력 2월인 중춘(仲春)에는 빙어(氷魚)·송어(松魚)를 각각 두에 담고, 음력 3월인 계춘(季春)에는 고사리를 두에 담아 올린다. 음력 4월인 맹하(孟夏)에는 죽순을 두에 담아 올린다. 음력 5월인 중하(仲夏)에는 보리[大麥]・밀[小麥]・대과(大瓜)・소과(小瓜)를 각각 두에 담고, 앵두와 살구를 각각 변(籩)에 담아 올린다. 음력 6월인 계하(季夏)에는 벼・찰기장・메기장・조・가지[茄子]・동과(冬瓜)를 각각 두에 담고, 능금[林檎]을 변에 담아 올린다. 음력 7월인 맹추(孟秋)에는 연어(鰱魚)를 두에 담고, 배를 변에 담아 올린다. 음력 8월인 중추(仲秋)에는 감・대추・밤을 각각 변에 담고, 새로 빚은 술[新酒]을 작(爵)에 따라 올린다. 음력 9월인 계추(季秋)에는 기러기[雁]를 두에 담아 올린다. 음력 10월인 맹동(孟冬)에는 귤과 감(柑)을 각각 변에 담고, 사냥하여 잡은 금(禽)・수(獸)를 각각 두에 차려서 올린다. 음력 11월인 중동(仲冬)에는 천아(天鵝)와 과어(瓜魚)를 각각 두에 차려서 올린다. 음력 12월인 계동(季冬)에는 생선과 토끼를 각각 두에 담고, 혹 이르고 늦은 것이 있으면 그 성숙(成熟)에 따라서 올리되 월령(月令)에 구애받지 않는다. 천신하는 찬물(饌物)은 종묘서 영이 부엌에 나아가 가마솥[鑊]을 살피고, 소속 인원을 거느리고 가서 장만한다.

봉상시 정의 자리를 조계(阼階)의 동남쪽에 서향으로 설치한다.

○ 행례(行禮) : 천신하는 날, 종묘서 영이 소속 인원을 거느리고 신실의 문을 열어 소제하고 신물을 차린다. 봉상시 정은 상복(常服) 차림으로 자리에 나아가 서향으로 선 뒤 네 번 절한다. 봉상시 정은 손을 씻고 닦은 후 조계로 올라가서 제1실의 지게문 밖으로 나아가 북향으로 선다. 봉상시 정은 집사자가 준 신물을 받들고 신위 앞으로 나아가 북향으로 꿇어앉아 올린 후 엎드렸다가 일어나 몸을 바로하고 지게문을 나간다. 이어서 다음 각 실로 나아가 앞의 의식과 같이 천신(薦新)한다. 마치면 내려서 제자리로 돌아와 네 번 절하고 물러간다.

[참고문헌]
■ 『고려사(高麗史)』
■ 『국조오례서례(國朝五禮序例)』
■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 『춘관통고(春官通考)』
■ 『국조오례통편(國朝五禮通編)』
■ 『대한예전(大韓禮典)』
■ 『천신건(薦新件)』
■ 김문식·한형주·이현진·심재우·이민주, 『조선의 국가제사』, 한국학중앙연구원, 2009.

■ [집필자] 이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