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실록사전을 편찬하고 인터넷으로 서비스하여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와 일반 독자들이 왕조실록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학술 문화 환경 변화에 부응하고 인문정보의 대중화를 선도하여 문화 산업 분야에서 실록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사미(沙彌)

서지사항
항목명사미(沙彌)
용어구분전문주석
동의어식자(息慈)
관련어구오사미(驅烏沙彌), 명자사미(名字沙彌), 사미니(沙彌尼), 응법사미(應法沙彌), 승려(僧侶)
분야문화
유형개념용어
자료문의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정보화실


[정의]
10계를 받고 수행 중인 7세 이상 20세 미만의 남자 승려.

[개설]
사미(沙彌)는 아직 구족계(具足戒)를 받지 않은 어린 남자 승려를 이르는 말로, 식자(息慈)라고도 한다. 같은 나이의 여자 승려는 사미니(沙彌尼)라 한다. 초기 불교 교단에서는 10계(十戒)를 받았으나 조선시대에는 5계(五戒)를 받았다. 사미는 나이에 따라 셋으로 구분한다. 7세부터 13세까지를 구오사미(驅烏沙彌), 14세부터 19세까지를 응법사미(應法沙彌)라 하고, 20세 이상을 명자사미(名字沙彌)라 부른다.

[내용 및 특징]
사미는 산스크리트어 ‘슈라마네라(śrāmaṇera)’의 음역어이다. 구적(求寂)·식악(息惡)·식자(息慈)·근책(勤策) 등으로 번역한다. 불교 승가의 오중(五衆)의 하나이다.

사미가 받는 10계는 다음과 같다. ① 살생하지 말 것, ② 도둑질하지 말 것, ③ 음행하지 말 것, ④ 거짓말하지 말 것, ⑤ 술 마시지 말 것, ⑥ 꽃다발을 사용하거나 향을 바르지 말 것, ⑦ 노래하고 춤추거나 악기를 사용하지 말며 가서 구경하지도 말 것, ⑧ 높고 넓은 큰 평상에 앉지 말 것, ⑨ 제때가 아니면 먹지 말 것, ⑩ 금은 보물을 지니지 말 것 등이다. 여기에서 사미니가 받는 10계는 열 번째 조항이 시집가지 말라는 것이다. 한편 조선시대의 사미는 5계를 받았는데, 10계 가운데 앞의 다섯 조항을 말한다.

사미는 나이에 따라 셋으로 구분한다. 7세부터 13세까지는 구오사미라 하는데, 음식을 보고 날아드는 까마귀를 쫓을 수 있는 나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들은 원래 사미가 될 수 없는 연령이지만 예외적인 경우에는 인정한다. 14세부터 19세까지는 법도에 맞게 수행할 수 있는 나이라는 의미에서 응법사미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사미라 하면 이들을 가리킨다. 20세 이상 70세까지는 명자사미라 부른다. 원래 사미는 만 20세가 되면 구족계를 받고 비구가 되는데, 이들은 구족계를 받지 못해 글자 그대로 이름만 사미일 뿐 나이로는 사미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이다.

사미의 출가는 불(佛)·법(法)·승(僧) 삼보에 귀의함으로써 이루어지는데, 대중의 허락을 받은 뒤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첫 번째, 머리와 수염을 깎는다. 두 번째, 가사를 입는다. 세 번째, 한쪽 어깨에 법의(法衣)를 걸친다. 네 번째, 비구들의 발에 절한다. 다섯 번째, 무릎을 꿇는다. 그런 다음 "나 아무개는 불·법·승에 귀의하고 부처님을 따라 집을 떠나겠습니다. 아무가 저의 화상이고 여래는 저의 세존입니다."를 두번 세번에 걸쳐 말한다. 그 뒤 계사(戒師)가 10계를 일러 주고, 계를 받는 수계자가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하면 비로소 사미가 된다.

사미가 구족계를 받으면 비구가 되는데, 비구도 수행 기간에 따라 셋으로 구분한다. 구족계를 받은 뒤 20년 이내의 승려를 하좌(下座)라 부르고, 20년 이상을 중좌(中座), 40년 이상을 수좌(首座)라 부른다.

불교에서 최초로 사미가 된 사람은 석가모니의 아들인 라훌라이다. 『사분율』에 따르면, 석가모니는 깨달음을 얻은 뒤 고향인 카필라바스투를 방문하였다. 이때 라훌라와 그의 어머니 야쇼다라는 높은 누각에 앉아 석가모니가 오는 것을 보았다. 야쇼다라가 "저 분이 너의 아버지시다."라고 하자 라훌라는 누각에서 내려와 석가모니의 발에 절하고 한쪽에 서 있었다. 석가모니가 라훌라의 이마를 만지며 "너는 출가하겠느냐?"라고 묻자 라훌라는 "네, 출가하겠습니다."라고 답하였고, 이에 석가모니가 출가를 허락했다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총 26건의 사미(沙彌)에 관한 기사가 실려 있는데, 대부분 승려라는 용어를 대신해서 사미라고 쓰고 있다. 실록에서 사미라 지칭한 승려들 가운데 높은 지위의 고승은 전혀 없고, 주로 이름 있는 승려의 제자나 낮은 단계의 승려들을 지칭할 때 사미라고 칭하고 있다. 이는 실록을 기록한 사관들이 승려들의 계단(戒壇)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기 때문에, 낮은 단계의 승려 내지 고승의 제자라는 의미로 사미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 『산사약초(山史略抄)』
■ 목정배, 『계율론』, 동국역경원, 1988.
■ 지관 편저, 『불교대사림』, 가산불교문화연구원, 2010.
■ 이정모, 「초기교단의 구성과 출가 및 구족계 제도」, 『논문집』7, 중앙승가대학교, 1998.

■ [집필자] 이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