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조선왕조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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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장(筆匠)

서지사항
항목명필장(筆匠)
용어구분전문주석
상위어경공장(京工匠), 공장(工匠), 관장(官匠), 외공장(外工匠), 장인(匠人)
동의어필공(筆工)
관련어문방사우(文房四友), 필방(筆房), 황모필(黃毛筆)
분야정치
유형직역
자료문의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정보화실


[정의]
문방사우(文房四友)의 하나인 붓을 매는 장인.

[개설]
붓은 선비들의 필수 용구였던 문방사우 가운데 하나이다. 전통적으로 문(文)을 숭상하던 우리나라에서는 고대부터 우수한 품질의 붓을 만들어왔다. 필장(筆匠)은 짐승의 털을 추려서 모아 원추형으로 만든 붓털을 붓대에 고정시켜 붓을 만든다. 우리 선조들은 족제비 꼬리털인 황모(黃毛)와 다람쥐 털인 청모(靑毛)·노루 겨드랑이 털인 장액(獐腋)·재래종 염소 털인 양모(羊毛)를 선호하였으며, 그중에서 특히 황모필(黃毛筆)이 중국에까지 유명하였다.

[담당 직무]
조선시대에는 필장이 경공장(京工匠)으로서 왕실과 관청에 필요한 붓을 제작하였다. 또 민간에서도 붓장이라 불리며 사사로이 붓을 제작하여 필방(筆房)을 통해 판매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남산 아래 필동(筆同)이라는 지명도 필장들이 모여 살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한다.

붓은 소모품이기 때문에 매년 나라에서 소용되는 붓의 양이 적지 않았다. 더욱이 중국이나 일본과의 교역품에도 황모필 등의 붓이 특산물로서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조선왕조실록』에는 공조(工曹)에 소속된 장인 중 필장을 비롯한 금박장(金箔匠)·연금장(鍊金匠)·나전장(螺鈿匠)·인장(印匠)·홍정장(紅鞓匠) 등의 인원이 항상 부족하여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전습시켜 결원을 충원하였다는 기록이 있다[『세종실록』 7년 4월 28일]. 또한 공조에서 매달 각 아문(衙門)에 진배(進排)하는 황모필이 937자루에 달함에 따라 4∼5명밖에 안 되는 필장이 감당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무역으로도 감당하기가 어려웠던 상황도 기록되어 있다[『광해군일기(중초본)』 13년 6월 24일]. 이러한 기록들로 보아 필장들이 생산하는 붓의 양이 수요에 비해 부족했던 상황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선조대에는 백성들에게 붓과 먹 등을 만들게 해서 강매한 이봉정(李奉貞)을 추고했다는 기록과[『선조실록』 29년 9월 11일] 영조대에 왕이 필장 이광흡(李光翕)을 친국했다는 기록에서 당대 필장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영조실록』 21년 12월 13일].

[변천]
경상남도 의창군 다호리(茶戶里) 유적에서 붓 5자루가 발굴됨으로 해서 기원전 2세기경에는 이미 붓과 먹이 한반도에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 낙랑(樂浪) 유적에서도 한(漢)나라 때의 붓이 출토된 바 있으며, 고구려 고분의 현실벽(玄室壁)에 남겨진 묵서(墨書), 벼루나 먹 등의 발굴 유물 등으로 보아 삼국시대에는 본격적으로 붓이 제작되고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고려시대에는 붓 만드는 장인을 필공(筆工)이라고 했으며, 먹을 만드는 묵척(墨尺)·종이를 만드는 지호(紙戶)와 함께 외공장(外工匠)에 속해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경공장으로 공조에 필장이 속하여 국가에서 필요한 붓을 생산하였는데, 근대에 서양식 필기도구를 쓰기 시작하면서 붓의 수요가 급감하였다.

[참고문헌]
■ 『고려사(高麗史)』
■ 『경국대전(經國大典)』
■ 『근재집(近齋集)』
■ 『용재총화(慵齋叢話)』
■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
■ 강만길, 『조선시대상공업사연구』, 한길사, 1984.
■ 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소,『韓國文化史大系』 3, 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소 출판부, 1971.
■ 국립중앙박물관 편, 『조선시대 문방제구』, 동천문화사, 1992.
■ 이겸노, 『문방사우』, 대원사, 2001.
■ 홍희유, 『조선중세수공업사연구』, 과학백과사전출판사, 1978.
■ 허인경, 「文房四友 硏究」, 홍익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8.

■ [집필자] 최영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