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사전을 편찬하고 인터넷으로 서비스하여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와 일반 독자들이 왕조실록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학술 문화 환경 변화에 부응하고 인문정보의 대중화를 선도하여 문화 산업 분야에서 실록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개설]
28수 가운데 필수에 속하는 구유성(九斿星)은 9개의 별로 이루어졌다. 하늘에서 옥정(玉井) 성좌의 서남쪽, 구주수구(九州殊口)의 동쪽에 자리 잡고 있으며 남북으로 길게 늘어서 있다. 서양 별자리의 에리다누스자리에 해당한다. 구유성의 ‘구유(九斿)’는 용을 그린 깃발로 이 깃발에는 아홉 개의 리본이 달려 있다. 구유는 천자의 군기(軍旗)로, 변방 군대의 전진을 알리고, 천하의 군기를 담당한다.
[내용 및 특징]
고천문에서 구유성은 천문과 관련된 사서(史書), 전적(典籍), 성도(星圖)에서 구유(九游) 또는 구유(九遊) 등으로도 함께 쓰이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구유(九斿)와 구유(九游)가 함께 쓰였고, 『고려사』「천문지(天文志)」에는 구유(九游)만 보인다. 구유(九遊)는 선조 때의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에서만 찾아볼 수 있으며 다른 성도에서는 구유(九斿)로 새겨져 있다.
구유의 ‘유(斿)’는 ‘류(旒)’와 같아서 ‘깃대에 매지 않은 쪽 기폭의 변두리에 붙인 긴 오리[旒]’라는 뜻이다. 오리는 깃발에 장식으로 다는 술을 뜻한다. 이처럼 ‘오리’의 뜻으로 쓰일 때 ‘유(游)’와 ‘유(遊)’는 모두 ‘유(斿)’와 같아서, 구유(九斿)나 구유(九游), 구유(九遊)는 같은 이름이다.
구유성의 ‘구유’는 9개의 오리를 가진 깃발이다. 천자는 12개의 오리가 달린 깃발을 사용하였고, 제후는 9개가 달린 깃발을 쓸 수 있었다. 『주례』「고공기(考工記)」에 “용기(龍旂) 구유는 대화(大火)를 상징한다”라고 하였다. ‘기(旂)’는 청룡과 황룡을 각각 머리가 아래위로 가도록 교차하여 그린 깃발인데, 구유는 바로 용이 그려진 깃발이고, ‘대화(大火)’는 28수의 심수(心宿)를 상징한다.
구유성은 동양의 전통 별자리 체계인 삼원(三垣)·28수 가운데 서방 7수의 필수(畢宿)에 속한다. 천문분야론에 따르면, 하늘을 12구역으로 나눈 십이성차(十二星次)의 실침(實沈)의 차에 속하는데, 서양 황도십이궁의 쌍둥이자리[陰陽宮]에 해당한다. 하늘에서 해가 실침의 차에 있을 때는 십이진(十二辰)의 신(申)의 방향에 해당하는데, 시절은 음력 4월이 된다. 하늘의 분야에 대응하는 지상의 분야는 십이주국(十二州國)의 진(晉) 나라와 익주(益州)이다.
『보천가(步天歌)』에서는 “삼기(參旗) 밑에 똑바로 세운 구유(九斿)가 연이어 있고 (중략) 구유·천원(天園)은 삼수(參宿)의 다리 곁에 있네” 하고 읊었다. 이것처럼 구유성의 별 9개는 삼수의 오른쪽 다리 밑에 남북으로 길게 늘어서 있는데, 그 모양이 마치 9개의 오리가 달린 깃발을 닮았다. 하늘에서 구유성이 위치한 지역은 서양 별자리의 에리다누스자리에 속한다.
구유성은 천하의 군기를 담당하고, 변방 군대의 나아감을 지휘한다. 구유성은 군사를 움직이고 전쟁을 수행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별자리이다. 구유성과 관련된 천문 현상은 전쟁과 관련지어 해석하였다. 구유의 빛살[光芒]이 세거나 금성, 화성, 구유성을 침범하면 전쟁이 일어나고, 객성(客星)이 구유성을 침범하면 제후(諸侯)가 군사를 일으킨다고 하였다. 여기서 침범한다[犯]는 것은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