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사전을 편찬하고 인터넷으로 서비스하여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와 일반 독자들이 왕조실록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학술 문화 환경 변화에 부응하고 인문정보의 대중화를 선도하여 문화 산업 분야에서 실록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개설 및 내용]
주천(周天)이란 천체가 하늘을 한 바퀴 도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고대 중국에서는 태양이 하루 동안 움직인 도수(度數) 즉, 1태양일 동안 움직인 도수를 1도(度)로 하여 태양이 하늘을 한 바퀴 도는 일수를 주천의 도수라고 하였다. 다시 말하면 태양의 주천일수(周天日數)와 주천의 도수를 같게 생각하였다. 그러나 훗날 고대 역법가들은 동지(冬至) 때 태양의 위치가 일정하지 않고 천천히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천자위천(天自爲天) 세자위세(歲者爲歲)’의 개념을 깨달았다. 즉 하늘의 도수인 주천도(周天度)와 태양이 움직인 도수인 세실(歲實) 사이에 해마다 차이가 생기는 세차(歲差)를 발견하였다. 이는 태양이 항성을 기준으로 하늘을 한 바퀴 돌았을 때와 춘분점을 기준으로 한 바퀴 돌았을 때의 차이로서 춘분점이 황도 상에서 매년 50.2씩 서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태양이 황도 상을 완전히 일주하는 데 걸리는 시간보다 짧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수시력』에서 정한 하늘의 도수, 즉 주천도는 365도 25분 75초이고 해의 도수는 365도 24분 25초이다. 그러므로 이들의 차(差)인 1분 50초가 세차가 된다. 항성을 기준으로 하였을 때 1항성년의 길이와 도수를 나타내는 주천분(周天分)과 주천도 그리고 주천도의 1/2 값인 반주천도와 1/4 값인 주천상한(周天象限)은 다음과 같다.
주천분 : 365일 25분 75초
주천도 : 365도 25분 75초
반주천 : 182도 62분 87초 5
주천상한 : 91도 31분 43초 75
[변천]
중국에서 동지점이 일정하지 않고 서쪽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한 사람은 2세기경 동진(東晋)의 우희(虞喜)였다. 그는 자신이 동짓날 황혼(黃昏)에 측정한 중성(中星)의 관측값을 역대 기록과 비교하여 본 결과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과거에는 동지점이 이동한다는 의식 없이 새로운 관측에 의해 동지점이 결정되면 전의 관측값을 버렸으나 역대에 측정한 관측값들이 시대에 따라 일정하지 않은 사실을 보고 이것이 단순히 측량상의 착오가 아님을 알았다. 그는 1회귀년 후에 태양이 하늘에서 1주천 하는 것이 아니라 해마다 차이가 난다는 것 즉, 세차를 깨달은 것이다. 이러한 세차 지식을 천문표(天文表)에 처음으로 취급한 역법은 남조(南朝), 양(梁)에서 시행되었던 조충지(祖沖之)의 『대명력』이다. 중국의 역법은 『대명력』 이후 1회귀년의 길이와 1항성년의 길이를 달리 정하여 썼으며 이들의 차인 세차를 도입하게 되었다. 다음의 표는 중국의 각 역법에 기록된 1태양년과 1항성년의 길이 및 세차값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