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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조선시대 저화(楮貨)의 제조 및 외거노비(外居奴婢)의 공포(貢布)에 관한 업무를 관장하던 호조 소속의 정3품 아문.
[개설]
사섬시는 저화의 제조 및 외거노비의 공포에 관한 업무를 관장하던 아문이었으나, 저화 유통의 중단으로 저화 제조 업무는 폐지되고 노비의 장적(帳籍) 관리와 공포 수납 등의 일을 담당하다가 이 업무가 호조로 이관되면서 1705년(숙종 31) 혁파되었다. 그러나 혁파된 사섬시의 업무 중 경용(經用) 백휴지(白休紙)를 진배하는 일은 여전히 남아 있었기 때문에 이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을 구사섬시(舊司贍寺)라고 불렀다.
[설립 경위 및 목적]
고려시대 저화 제조를 관장하던 기관은 제용사(濟用司), 자섬사(資贍司), 자섬저화고(資贍楮貨庫)로 명칭이 수시로 변경되면서 존속하다가 끝내 폐지되었다. 조선 건국이후 1401년(태종 1) 태종은 저화 유통에 강한 의지를 표하면서 사섬서(司贍署)를 설치하였고, 1405년 육조(六曹)의 분직(分職)과 소속을 정하면서 호조의 속아문(屬衙門)이 되었다. 그 후 1460년(세조 6) 사섬서를 사섬시로 개칭하였다.
[조직 및 역할]
『경국대전』에 규정된 관원으로는 정3품 정(正), 종3품 부정(副正), 종4품 첨정(僉正), 종6품 주부(主簿), 종7품 직장(直長) 각 1인을 두었고, 주부 이상의 관원 중 1명은 업무의 특수성을 인정받아 임기에 구애되지 않고 계속 근무할 수 있는 구임직(久任職)이었다. 사섬시에는 장인(匠人)들에게 부여되는 잡직(雜織)으로 종8품의 공조(工造), 종9품의 공작(工作)이 있었다. 사섬시에는 경아전으로 15명의 서리가 있었고, 차비노(差備奴) 17명, 근수노(根隨奴) 6명이 배정되어 선상입역(選上立役)하였고, 인출장(印出匠) 2명, 저폐장(楮幣匠) 2명의 경공장(京工匠)이 소속되어 저화 제조를 담당하였다.
태종조 저화 유통의 실패로 저화 유통이 중단되자, 사섬시의 저화제조업무는 폐지되었다. 노비신공을 받는 일은 태종대에는 제용감(濟用監)이 관장했으나, 1423년(세종 5)부터 전농시(典農寺)에서 담당했고, 1460년부터 사섬시가 담당하였다. 사섬시에서는 20년마다 작성되는 노비의 정안(正案)을 공조, 의정부, 장예원, 각 도와 각 읍과 함께 보관하는 업무를 담당하였으며, 궁중에 경용 백휴지) 등을 진배하는 일도 담당하였다. 사섬시의 위치는 원래 성균관 근처였지만, 사직동으로 옮겼다.
[변천]
사섬시는 1637년(인조 15)에는 제용감에 합병되었다가 1645년에 호조 판서 정태화(鄭太和)의 건의에 따라 다시 설치되었다. 공노비로부터 거둔 노비신공은 선상한 무록관(無祿官)의 삭포(朔布)로 지급하였는데, 1704년 무록관의 선상이 폐지되고, 노비신공은 호조에서 거두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주요 업무가 사라진 사섬시는 이듬해인 1705년 이조 판서 이이명(李頤命)의 건의로 폐지되었다. 호조에서 노비신공을 거두는 부서를 사섬색(司贍色)이라 하였고, 호조의 판적사(版籍司) 낭청(郎廳)이 업무를 담당했다. 1801년(순조 1) 내노비(內奴婢)와 시노비(寺奴婢)의 혁파로 호조에서 담당하던 노비공포 수납 업무도 완전히 폐지되었다.
[재정]
사섬시의 재정은 노비신공이 주된 것이었다. 선상과 잡고(雜故)를 제외한 16세 이상 60세 이하의 외거노비들은 1년에 노(奴)는 면포 1필, 저화 20장, 비(婢)는 면포 1필, 저화 10장을 사섬시에 바쳤다. 사섬시는 1705년 혁파되어 사라졌지만, 경용 백휴지 등을 진배하는 기능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선혜청으로부터 공가(貢價)를 배정받고 있었다. 사섬시는 혁파되었지만, 기능은 남아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기관을 구사섬시라 칭하였다. 『만기요람』에 의하면 사섬시가 받은 공가는 1년에 쌀 483석이었고, 유원공별무는 가장 규모가 컸던 해인 1778년(정조 2) 4,433냥, 중간 규모이던 해인 1785년 2,437냥, 가장 적은 해인 1798년 640냥, 1807년(순조 7)의 유원공별무 5,600냥이었다. 사섬시의 회계는 호조의 해유색(解由色) 계사 6명 중 한 명이 담당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