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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정조의 생부(生父)인 사도세자, 즉 장헌세자의 제사궁(祭祀宮).

[개설]
경모궁(景慕宮)은 영조와 영빈이씨(暎嬪李氏) 사이에서 출생한 사도세자(思悼世子)에게 제향을 드리기 위한 사당이 있는 곳이다. 경모궁은 사도세자가 흉사(凶死)한 당시 사도묘(悼世廟)로 불리다가 수은묘(垂恩廟)로 개칭하였다. 정조 즉위 후에는 사도세자의 시호를 장헌(莊獻)으로 추숭하고 묘호(廟號)도 경모궁으로 고쳐 불렀다. 사도세자는 1899년(광무 3) 고종에 의해 장조(莊祖)로 추존되어 그 신위는 종묘에 부묘(祔廟)되고, 경모궁의 터에는 어진을 봉안하던 영희전(永禧殿)이 옮겨 들어왔다.

[위치 및 용도]
정조의 생부인 사도세자의 존호를 장헌으로 추숭하고 그 제향을 행하던 경모궁은 한양 동부 연화방(蓮花坊)에 있었다. 현재 행정 구역으로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연건동 일대다.


[변천 및 현황]
사도세자는 영조와 영빈이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사도세자는 영조의 첫 번째 아들인 효장세자(孝章世子)가 요절하고 난 뒤 태어나 왕세자로 책봉되었고, 혜경궁(惠慶宮) 홍씨(洪氏)와 혼인하였다. 1749년(영조 25) 15세가 되던 해 영조의 명을 받고 대리청정하였으나, 노론과 정순왕후(貞純王后) 김씨(金氏)의 견제를 받았다. 1762년(영조 38) 노론인 김한구(金漢耉)와 그의 일파인 홍계희(洪啓禧)·윤급(尹汲) 등이 나경언(羅景彦)에게 사주하여 세자의 비행을 영조에게 고하도록 하였다. 이에 영조는 세자를 뒤주에 가두어 굶어 죽게 했다.

세자가 죽자 영조는 이를 뉘우치고 세자에게 사도(思悼)라는 시호를 내렸으며 1764년(영조 40)에는 사도묘 건립을 계획했다[『영조실록』 40년 2월 23일]. 사도묘 건립 중에 사당의 명칭을 수은묘라 고쳐 영선(營繕)하였는데, 그 위치는 창경궁 동편 언덕 함춘원의 북쪽이다. 1764년에 있었던 사도세자의 사묘 공역은 2월 20일 정당(正堂)을 시작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5월 21일 영조가 재실(齋室)이 태실(太室)보다 크고 사치스럽다 하여 향대청(香大廳)을 재실로 하고, 영건도형(營建圖形)에 따라 재건할 것을 명하면서 새로운 공사가 시작되었다. 같은 해 6월 21일 도형에 따라 사도묘를 동쪽으로 옮겨 개건하였다. 7월 15일 공역 담당 기관을 영건청이라 칭하고, 8월 21일 사도묘의 명칭을 수은묘로 개칭하였다.

1776년(정조 즉위) 정조가 왕위에 오르자 사도세자의 존호를 올려 ‘장헌’이라 하고, 수은묘의 봉호(封號)를 ‘영우원(永祐園)’이라 하였다. 사당은 ‘경모궁’으로 격상시켰다. 또 기존의 수은묘 규모를 키워 경모궁으로 개건하였다[『정조실록』 즉위년 3월 20일].

1899년(고종 36) 고종은 장헌세자를 장종(莊宗)으로 추존하고 그 신위를 종묘에 부묘했다[『고종실록』 36년 9월 1일]. 이로 인하여 경모궁은 존재할 이유가 없어졌고, 경모궁 터에는 어진을 봉안하는 진전(眞殿)인 영희전이 옮겨 왔다.

현재 경모궁이 있던 터에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과 부속병원이 자리하고 있다.

[형태]
경모궁의 공간 구성과 배치는 『수은묘이건청의궤(垂恩廟移建廳儀軌)』와 『경모궁개건도감의궤(景慕宮改建都監儀軌)』의 내용을 통해서 알 수 있다. 기존의 수은묘를 경모궁으로 개건하면서 규모도 많이 확장되었는데, 그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기존 수은묘의 공간 구성과 규모는 정우 9칸, 중배설청 2칸, 신삼문 3칸, 중대문 1칸, 이안청 1칸, 제기고 2칸, 중대문 1칸, 협문 1칸, 제관방 2칸, 수복방 2칸, 향대청 3칸, 전사청 4칸, 중문 1칸, 재실 4칸 반, 중문 1칸 반, 남협문 1칸, 수궁청 4칸, 중문 1칸, 외대문 1칸이다.

개건한 경모궁의 규모는 정당 20칸, 좌우익각 10칸, 내삼문 3칸, 삼문 좌우월랑 10칸, 어재실 15칸, 소차 10칸, 향대청 8칸, 수복방 4칸 반, 제관방 13칸, 전사청 6칸, 재살청 6칸, 목욕청 3칸, 수라간 4칸, 금루청 2칸, 헛간 1칸, 재실대문 2칸, 중삼문 3칸, 약기고 6칸, 수문장청 3칸, 외삼문 3칸, 서문인 일첨문 1칸, 이안청 6칸(구 정당), 전설사고 2칸, 수봉관방 13칸(구 사가), 제정 1칸(중삼문 밖에 새로 팜), 구제정 1칸, 성생단 1칸, 찬반 1칸, 망료위 1칸, 내담 202칸, 외담 342칸이다. 하마비는 동구 북변에 세웠다.



[참고문헌]
■ 『경모궁개건도감의궤(景慕宮改建都監儀軌)』
■ 『경모궁의궤(景慕宮儀軌)』
■ 『수은묘이건청의궤(垂恩廟移建廳儀軌)』

■ [집필자] 정정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