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조선왕조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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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袖箭)

서지사항
항목명수전(袖箭)
용어구분전문주석
동의어단통수전(單筒袖箭), 쌍통수전(雙筒袖箭), 삼재수전(三才袖箭), 사상수전(四象袖箭), 매화수전(梅花袖箭), 칠성수전(七星袖箭), 구궁수전(九宮袖箭)
관련어임진왜란(壬辰倭亂), 명(明), 조선(朝鮮), 유정(劉綎)
분야정치
유형물품 도구
자료문의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정보화실


[정의]
16세기 명나라 군이 사용했던 작은 화살을 쏘는 원통형 발사 무기.

[개설]
수전(袖箭)은 통에 들어 있는 용수철의 힘으로 날아가는 화살을 말하는데, 소매 속에 숨겨서 날리는 화살이라는 뜻으로 수전이라고 한다. 이것은 주로 암살에 사용했다. 16세기 임진왜란에 참전하여 조선에 들어온 명나라 군이 사용하면서 조선에 소개되었다.

[연원 및 변천]
수전이 언제 등장했는지 확실하지는 않다. 다만 『무당절기』에 의하면 송나라 진종 때 하학(霞鶴)이라는 사람이 여행길에 우연히 들른 사천성 아미산 석실에서 얻은 제갈량이 지은 병서 『기륜경(機輪經)』이라는 책에서 수전의 제조법을 알게 되었다고 하였다.

수전이 조선에 알려진 것은 16세기 말 동북아시아에서 일어난 국제전쟁, 임진왜란 때다. 당시 조선은 조총으로 무장한 15만여 명에 이르는 일본군의 공격을 받아 한양이 함락당하고, 평안도·함경도까지 유린당하는 등,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이에 명나라의 지원을 요청하여 명나라 군이 참전하였는데, 이때 그들의 다양한 무기가 소개되었다.

『선조실록』에 따르면 병조(한 칸 띄움)판서 이항복이 의주 부근에 주둔하고 있던 명나라 부총병 유정(劉綎)의 부대를 방문했다. 이때 유정이 이항복에게 조선에서 보지 못한, 명나라 군에 편입되어 참전한 여러 나라 병사들의 무예를 소개했다[『선조실록』 26년 4월 10일][『선조실록』 26년 4월 12일]. 즉 섬라(暹羅: 현 타이) 병사들을 비롯하여 도만(都蠻)·소서천축(小西天竺: 현 인도)·육번득능국묘자(六番得楞國苗子)·서번삼색(西番三塞: 현 티베트)·면국(緬國: 현 미얀마)·파주(播州)·당파(鏜鈀) 등 여러 나라에서 귀화한 병사들을 차례로 불러내어 각기 자신의 무기를 잡고 무예 시범을 하도록 했다. 이때 이들이 사용한 무기 중에 수전이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사릉편(四楞鞭)은 유정이 칠십 근 무게의 언월도(偃月刀) 및 수전 등과 함께 사용하던 무기였다고 한다.

[형태 및 용도]
수전은 용수철의 탄력으로 작은 화살을 발사하는 통 모양의 무기다. 소매 속에 감추어서 쓰는 암기인지라 소매 ‘수(袖)’ 자를 써서 수전으로 불렸다. 발사관은 청동이나 철 등을 주조하여 원통형으로 만든 것을 쓰며 크기는 천차만별이다. 중국 복장에 숨겨 쓰기 때문에 암기치고는 크기가 비교적 다양하지만, 대부분 그리 크지는 않았다.

원통 안의 용수철은 강철로 만들어졌고, 화살은 대부분 촉을 제외하고는 마디가 없는 부분의 대나무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용법은 아주 간단하다. 고정 장치를 누르기만 하면 자동으로 고정이 풀리면서 용수철의 탄성으로 인해 안에 장치되어 있던 대나무 화살이 발사된다.

재장전은 비교적 어려워서, 한 발만 장전할 수 있는 단통수전(單筒袖箭)의 경우, 통을 분해해서 예비 화살을 끼워야 한다. 한 번 발사하고 나서 다시 장전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므로 첫 화살이 빗나가면 두 번째 공격할 기회를 갖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발사관을 여러 개 갖추는 방법으로 개량되었고, 발사관의 수에 따라 이름도 단통수전(1), 쌍통수전(2), 삼재수전(3), 사상수전(4), 매화수전(6), 칠성수전(7), 구궁수전(9)으로 불렸다.

수전의 위력은 용수철의 탄성과 통의 길이, 화살촉의 관통력에 따라 매우 차이가 크지만, 최대 사정거리는 보통 100m 정도로 추정된다.

[참고문헌]
■ 시다노 고이치, 신동기 옮김, 『무기와 방어구-중국편-』, 들녘, 2001.

■ [집필자] 박재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