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사전을 편찬하고 인터넷으로 서비스하여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와 일반 독자들이 왕조실록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학술 문화 환경 변화에 부응하고 인문정보의 대중화를 선도하여 문화 산업 분야에서 실록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내용]
소호지(小好紙)는 1600년대 이후에 등장한 종이로, 세폐 물품 중의 하나이다. 1600년대 이후의 문헌에서 소호지와 대호지(大好紙)의 명칭을 볼 수 있으며, 『조선왕조실록』에서는 1701년(숙종 27)부터 기록되기 시작하였다. 소호지의 ‘소(小)’ 자와 대호지의 ‘대(大)’ 자는 종이의 크기를 의미할 수도 있으나, 『탁지준절(度支準折)』에 의하면 그렇지만은 않다. 대호지의 경우 길이 2자 4치, 너비 1자 7치인 반면 소호지는 길이 2자 2치 2푼, 너비 1자 6치 5푼이다. 대호지와 소호지의 크기 비율이 10:9로 크게 차이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무게와 가격에서는 크게 차이를 보인다.
대호지의 무게가 3근(斤) 14냥(兩)인 반면, 소호지는 2근 4냥으로 대호지가 소호지 보다 1.7배 정도 무겁다. 가격의 경우 대호지가 2전(錢), 소호지는 1전 1푼 1리로 대호지가 두 배 가까이 비쌌다. 즉 소호지와 대호지는 크기는 비슷한 반면, 무게와 가격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이것은 소호지의 명칭에 포함된 ‘소’ 자가 크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종이의 밀도와 품질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호지와 대호지의 ‘호’ 자를 만족의 의미로 본다면 ‘소호(小好)’와 ‘대호(大好)’는 만족의 정도를 표현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