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사전을 편찬하고 인터넷으로 서비스하여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와 일반 독자들이 왕조실록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학술 문화 환경 변화에 부응하고 인문정보의 대중화를 선도하여 문화 산업 분야에서 실록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내용]
조선 건국에 큰 역할을 한 정도전은 병학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고려 말에 이미 제갈량의 팔진(八陣)을 토대로 36가지 진법 변화를 논한 병서인 『팔진삼십육변도보(八陣三十六變圖譜)』를 지었고, 1392년 7월 조선 개국 직후에는 『오행출진기도(五行陣出奇圖)』를 지어 태조에게 올렸다. 이 병서는 『주례(周禮)』의 사마수수법(司馬蒐狩法)과 진나라 소공(昭公)의 예사용병법(銳士用兵法), 이정(李靖)과 제갈무후(諸葛武侯) 등의 병법을 절충 참작하여 만든 독자적인 병서였다. 정도전은 중앙집권체제를 갖추기 위해 병권의 집중화를 추진하였고, 태조는 이를 위해 1393년(태조 2) 군사감독권과 지휘권을 가진 의흥삼군부(義興三軍府)를 설치하였다. 그리고 이를 중심으로 진법 훈련을 추진하였다. 태조는 일찍이 정도전이 편찬한 『진도(陣圖)』와 『수수도(蒐狩圖)』를 1395년에 간행하고 각 절제사(節制使)와 군사들에게 『진도』 훈련을 지시하였다. 『진도』 훈련은 당시 표전문(表箋文) 문제로 조선과 명나라의 관계가 악화되고 이를 계기로 요동 정벌이 추진되던 상황에서 매우 강조되었다. 현재 『진도』가 전하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으나 태종대에도 『진도』 훈련이 이루어진 것을 보면 이후 조선의 진법 개발에 큰 역할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