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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
사헌부에 소속된 정4품의 관직으로 정원은 2명이다. 집의·지평 등과 함께 대장(臺長)으로 불렸다. 고려 충렬왕 때 시어사(侍御史)를 장령(掌令)으로 고치면서 등장하여 여러 차례 개칭되다가 1401년(태종 1)에 장령으로 최종 정리된 뒤 조선말까지 유지되었다. 사헌부 내에서는 대사헌과 집의 다음의 직급으로써 시정(時政)을 논하고 비리 인사를 탄핵하는 등의 일에 참여했다. 성상소(城上所)에서 사헌부 소관 업무를 왕에게 전달하는 역할 등을 담당하였다.
[담당 직무]
사헌부의 기본적인 업무인 시정을 논하고 백관을 규찰하여 논핵(論劾)할 안건을 정리할 때 대사헌·집의·지평 등과 함께 사헌부의 입장을 결정하는 데 참여하였다. 또한 성상소에 머물며 사헌부 업무와 관련된 사안들을 출납하는 일을 맡아보았다[『명종실록』9년 8월 11일]. 경연의 조강(朝講)에 입시(入侍)하여 수업에 참여함은 물론 강의가 끝난 뒤에는 시정과 관련한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성종실록』 7년 5월 11일]. 경우에 따라서는 왕명을 받아 어사(御使)로 나가 민정(民情)을 살피기도 했다[『명종실록』 3년 3월 25일].
대관(臺官)은 승문원(承文院)·성균관(成均館)·홍문관(弘文館) 등을 거친 사람들 가운데 성품이 강직하여 시류에 영합하지 않는다는 명망이 있는 인재가 임명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과거에 합격하지 않은 사람 가운데 청망(淸望)이 높아 추천을 통해 대관에 제수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를 남대(南臺)라 한다. 기묘명현인 김식(金湜)이 남대의 제도를 통해 사헌부 장령에 제수된 기록이 보인다[『선조실록』 6년 11월 2일].
사헌부는 각 직위 간에 지켜야 할 예의가 엄격하여 상하 관계에 따른 기강이 매우 강했다. 일을 논의하기 위해 제좌청(齊坐廳)에 모일 때면 대사헌 이하 서리(書吏)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격식에 맞추어 자리에 앉거나 퇴청(退廳)하는 등 대례(臺例)라 불리는 절차를 엄격하게 시행하였다. 이때 장령은 정6품의 감찰과 차별되는 대우를 받았다.
[변천]
조선의 직제가 고려의 제도를 많이 참고하였기 때문에 사헌부 직제도 고려의 연속선상에 놓여있다. 조선의 사헌부에 해당하는 고려의 관서는 어사대라고 할 수 있는데, 어사대는 사헌대·감찰사·사헌부 등으로 여러 번에 걸쳐 명칭과 직제가 변경되었다. 그 과정에서 장령이라는 관직명이 처음으로 나타난 것은 1308년(고려 충렬왕 34)에 시어사를 장령으로 고치면서였다. 1356년(고려 공민왕 5) 장령에서 시어사로 다시 변경되었다가, 1362년과 1369년, 1372년 각각 장령·시사(侍史)·장령 등으로 변경을 거듭하다가 고려왕조가 존속되는 동안 다시 변경되지는 않았다.
조선왕조에 들어와 1401년(태종 1)에 1392년(태조 1) 고려말의 관제를 계승하여 설치한 정4품 시사 2직을 다시 장령으로 고치면서 성립되었다[『태종실록』 1년 7월 13일]. 장령은 이후 변동 없이 그대로 계승되다가 1894년(고종 31) 갑오개혁으로 사헌부가 도찰원(都察院)으로 개칭되고 장관인 대사헌(大司憲) 이하가 칙임관(勅任官) 장(長) 이하로 개칭될 때 혁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