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조선왕조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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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상재(馬上才)

서지사항
항목명마상재(馬上才)
용어구분전문주석
동의어곡마(曲馬), 마기(馬技), 마예(馬藝), 원기(猿騎)
관련어마상재인(馬上才人), 다이헤이본류[大坪本流]
분야정치
유형개념용어
자료문의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정보화실


[정의]
조선시대에 달리는 말 위에서 기마수(騎馬手)·마상재인(馬上才人)이 갖가지 재주를 부리던 기예.

[개설]
마상재는 말을 타고 부리는 무예(武藝)의 한 가지로 격구(擊毬)처럼 말 타는 기술을 닦기 위한 군사훈련의 한 종목이었다. 조선 정조 때 발간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 마상재 부분을 보면 ‘말 위에서 재주 부리는 것을 원기(猿騎)라고 하며, 이것이 마상재의 시초이다. 고려 때 성행하였던 격구와 같은 것이다.’라고 했다.

[내용 및 특징]
마상재의 주 내용은 ①주마입마상(走馬立馬上) : 달리는 말 위에 서서 총 쏘기, ②우초마(右超馬) : 우칠보(右七步)라고도 하며, 말 오른쪽에 매달려서 달리기, ③좌초마(左超馬) : 좌칠보(左七步)라고도 하며, 말 왼쪽에 매달려서 달리기, ④마상도립(馬上倒立) : 말 위에서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달리기, ⑤횡와양사(橫臥佯死) : 말 등에 누워서 죽은 듯이 달리기, ⑥우등리장신(右鐙裏藏身) : 속칭 우장니리(右障泥裏), 말 오른쪽에 엎드려 숨어서 달리기, ⑦좌등리장신(左鐙裏藏身) : 속칭 좌장니리(左障泥裏), 말 왼쪽에 엎드려 숨어서 달리기, ⑧종와침마미(縱臥枕馬尾) : 세로로 말 꼬리를 베고 누워 달리기 등 8종목이 있다. 처음 출발할 때 말 한 마리를 타기도 하고, 쌍마(雙馬)를 몰고 나가기도 하는데, 마상재인은 전립(戰笠)을 쓰고 더그레와 누런 베 바지를 입으며, 가죽신을 신는다.

[변천]
마상재는 고려시대에 성행한 격구가 조선시대에 와서 변화하였거나, 고려시대에 있었던 희마(戱馬)가 계승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임진왜란 이후부터 마상재 기록이 보이는데, 한때는 훈련도감 관장 아래 관무재(觀武才)에서 봄·가을로 마상재인을 선발하여 마군에 속하게 한 마상재군이 편성된 적도 있다. 마상재는 원래 무예로 발생하여 실전에도 활용되었는데, 유성룡(柳成龍)의 『징비록(懲毖錄)』에는 마상재의 재주로써 적을 무찔렀다는 기록이 있고, 효종 때 북벌계획을 세워 무예를 권장할 때 마상재 기술을 가르친 일도 있다. 이 밖에는 실제 전쟁에 이용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대개 구경거리, 재주부리기 곡마(曲馬)로서 행하였다. 인조 때에는 일본에서 사신이 와서 마상재인을 보내 달라는 간곡한 요청이 있어 1635년(인조 13)에 조선 통신사가 일본으로 갈 때 마상재인 두 명을 따라가게 하여 마상재 기술을 일본에 자랑하기도 하였다. 『학산록(學山錄)』이라는 일본의 기록을 보면 “조선국에는 마희(馬戱)라는 기예가 있는데 참으로 절묘하고도 기이한 재주이다. 와기(臥騎)·도기(倒騎)·전기(顚騎) 같은 기술은 말하자면 잡희산악(雜戱散樂)의 일종이다. 나는 박경행(朴敬行)이라는 제술관을 만나 글로써 대화하였는데, 그는 붓으로 써서 말하기를 ‘적진 속으로 달려 들어가는 기술을 조선에서는 무예로 꼽는다. 봄·가을로 이 재주를 고시하여 그 우열을 가려 상을 내린다. 이와 같은 마상재인이 400~500명 있는데, 이 기예가 언제부터 비롯되었는지 나로서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 유래는 이미 오래된 것이다. 창검이 빽빽하고 깃발과 북소리 요란한 적진 속을, 이 기예로써 몸을 감추고 달려 들어가 적군의 깃발을 빼앗고 그 장수를 베어버리면 감히 대적하는 자가 없게 된다. 이런 무예는 중국에도 없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이 기예는 절박한 싸움터에서 일대 장관을 이루는 무예가 아니겠는가?” 하는 기록이 있다. 이후 일본인들은 이를 모방하여 다이헤이본류[大坪本流]라는 승마(乘馬) 기예의 한 유파를 만들기도 하였다.

[의의]
마상재는 군사들의 용감성과 대담성을 키우며 민첩한 동작을 익혀 전투에 활용하기 위한 군사기예의 하나로 삼국시대 이후 지속적으로 계승되어 발전하였다. 이후 여러 나라에 전파되어 큰 인기를 얻었다.

[참고문헌]
■ 『징비록(懲毖錄)』
■ 『학산록(學山錄)』
■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
■ 임동권, 『韓國의 馬上武藝』, 한국마사회 마사박물관, 1997.
■ 김동철, 「통신사 수행, 마상재의 구성과 활동」, 『조선통신사연구』3, 2006.
■ 조완묵, 「말 달리며 재주 부리는 마상재」, 『한국인』16-9, 1997.

■ [집필자] 박재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