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33,767 --> 00:00:35,547
안녕하세요.

2
00:00:35,547 --> 00:00:37,357
한국철학의 탐구

3
00:00:37,357 --> 00:00:42,167
글로벌시대의 한국철학 강좌를 찾아주신 여러분 반갑습니다.

4
00:00:42,167 --> 00:00:45,617
저는 성균관대학교 한국철학 전공

5
00:00:45,617 --> 00:00:47,017
박소정 교수입니다.

6
00:00:56,597 --> 00:01:00,257
이 강좌에는 "글로벌 시대의 한국철학"이라는

7
00:01:00,257 --> 00:01:01,577
부제가 달려있습니다.

8
00:01:02,697 --> 00:01:06,387
이 말은 오늘날을 글로벌 시대라고 부르기 때문에

9
00:01:06,387 --> 00:01:08,657
그냥 붙인 것은 아니고요.

10
00:01:08,657 --> 00:01:12,867
이 강좌의 전체적인 특색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고

11
00:01:12,867 --> 00:01:17,407
이 강좌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도달한 한국철학을 바라보는

12
00:01:17,407 --> 00:01:20,827
우리의 시각과 관련된 부제이기 때문에

13
00:01:20,827 --> 00:01:22,797
조금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14
00:01:25,047 --> 00:01:27,757
이 강좌가 세상에 태어나기까지

15
00:01:27,757 --> 00:01:30,147
여러가지 인연이 작용했지만

16
00:01:30,147 --> 00:01:32,667
가장 직접적인 것을 꼽자면

17
00:01:32,667 --> 00:01:36,527
성균관대학교에서 추진했던 ‘글로벌묵(Global MOOC, 2019)’이라는

18
00:01:36,527 --> 00:01:40,177
프로젝트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19
00:01:40,177 --> 00:01:42,287
"글로벌묵"은 영어로

20
00:01:42,287 --> 00:01:46,297
우리 대학을 대표하는 온라인 교육콘텐츠를 만들어보자는

21
00:01:46,297 --> 00:01:49,777
취지에서 진행된 파일럿 프로젝트였습니다.

22
00:01:51,337 --> 00:01:53,037
이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서

23
00:01:53,037 --> 00:01:57,027
저는 “Introduction to Korean Philosophy”라고 하는

24
00:01:57,027 --> 00:01:59,497
동영상 강의를 만들어서

25
00:01:59,497 --> 00:02:01,677
많은 해외 학습자들과

26
00:02:01,677 --> 00:02:05,937
직접적으로, 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27
00:02:05,937 --> 00:02:08,487
이러한 경험은 한국철학을

28
00:02:08,487 --> 00:02:11,297
세계와 소통하는 것으로 만들겠다는

29
00:02:11,297 --> 00:02:14,887
저의 막연했던 생각을 보다 구체적이고

30
00:02:14,887 --> 00:02:18,447
실감 나는 것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31
00:02:18,447 --> 00:02:21,337
무엇보다도 한국철학이라고 했을 때

32
00:02:21,337 --> 00:02:25,167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학습자를 넘어서는

33
00:02:25,167 --> 00:02:26,777
다채로운 배경과

34
00:02:26,777 --> 00:02:28,927
다양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을

35
00:02:28,927 --> 00:02:31,307
만나게 되었다는 것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36
00:02:32,717 --> 00:02:37,347
제가 한국철학을 소개하기 위해서 준비했던 내용들 가운데

37
00:02:37,347 --> 00:02:42,187
어떤 것들은 상상하지도 못했었던 호응을 받기도 했고요.

38
00:02:42,187 --> 00:02:44,937
어떤 경우에는 어쩌면 우리에게는

39
00:02:44,937 --> 00:02:48,277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는 그런 내용인데도

40
00:02:48,277 --> 00:02:51,577
뜻밖의 질문이 빗발 치기도 했습니다.

41
00:02:51,577 --> 00:02:54,417
이러한 과정에서 저는 한국인들끼리

42
00:02:54,417 --> 00:02:57,267
대화할 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43
00:02:57,267 --> 00:03:00,977
제기된 다양한 문제들을 접하게 되었고

44
00:03:00,977 --> 00:03:05,467
또 그런 문제들에 대해 답변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45
00:03:05,467 --> 00:03:07,877
한국철학의 문제들을 토론하고

46
00:03:07,877 --> 00:03:09,737
사유할 수 있는 공간이

47
00:03:09,737 --> 00:03:12,397
더욱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48
00:03:13,067 --> 00:03:17,837
이렇게 글로벌한 환경에서 마련되는 사유의 공간은

49
00:03:17,837 --> 00:03:21,477
한국철학을 확산하는 데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50
00:03:21,477 --> 00:03:24,967
철학적 사유 자체에도 도움이 됩니다.

51
00:03:24,967 --> 00:03:27,427
우리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52
00:03:27,427 --> 00:03:30,317
모호하게 사용하고 있는 개념들을

53
00:03:30,317 --> 00:03:33,447
언어적 그리고 문화적 맥락을 공유하지 않는

54
00:03:33,447 --> 00:03:36,187
청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55
00:03:36,187 --> 00:03:38,947
보다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고

56
00:03:38,947 --> 00:03:42,777
그러한 과정에서 한국이라는 토양에서 형성된

57
00:03:42,777 --> 00:03:45,087
철학적 전통에 대한 이해가

58
00:03:45,087 --> 00:03:47,467
더욱 깊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59
00:03:47,467 --> 00:03:49,597
오늘날의 철학적 문제와

60
00:03:49,597 --> 00:03:51,917
접속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집니다.

61
00:03:53,167 --> 00:03:59,247
또 한국철학에는 인간본성과 감정에 대한 독자적인 이해,

62
00:03:59,247 --> 00:04:03,347
자아와 세계를 역동적으로 연결시키는 관점,

63
00:04:03,347 --> 00:04:08,807
사유의 주체와 궁극적 실재를 일치시키고자 하는 지향 등등

64
00:04:08,807 --> 00:04:13,467
아직까지 세계의 주류 철학계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지 않은

65
00:04:13,467 --> 00:04:16,727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66
00:04:16,727 --> 00:04:22,247
그래서 해외에서 한국철학을 이해하려는 학습자들 역시

67
00:04:22,247 --> 00:04:24,407
한국철학을 배움으로써

68
00:04:24,407 --> 00:04:28,337
단지 한국에 대해 이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69
00:04:28,337 --> 00:04:31,367
스스로 적용해보고 탐구할 수 있는

70
00:04:31,367 --> 00:04:35,277
새로운 철학적 관점을 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71
00:04:36,397 --> 00:04:39,847
글로벌한 철학적 대화의 장이 열림으로써

72
00:04:39,847 --> 00:04:43,217
쌍방향으로 소통의 채널이 생긴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73
00:04:44,497 --> 00:04:47,887
이제까지 세계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았었던

74
00:04:47,887 --> 00:04:51,627
한국이라는 토양에서 성장한 사유의 전통이

75
00:04:51,627 --> 00:04:55,357
오늘날의 철학적 문제에 대한 통찰을 주는

76
00:04:55,357 --> 00:04:58,297
철학적 유산이라는 점을 확인해 볼 수 있는

77
00:04:58,297 --> 00:05:00,647
기회가 생기는 것이니까요.

78
00:05:10,647 --> 00:05:13,137
여러분은 한국철학에 대해서

79
00:05:13,137 --> 00:05:16,457
고등학교 수업에서 접한 경우도 있을 것이고

80
00:05:16,457 --> 00:05:18,497
이러저러한 교양서들을 통해서

81
00:05:18,497 --> 00:05:19,937
접한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82
00:05:21,437 --> 00:05:24,567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국철학을

83
00:05:24,567 --> 00:05:26,617
단지 한국 역사와 비슷한 것으로

84
00:05:26,617 --> 00:05:30,517
생각하는 경우도 꽤 있는 거 같습니다

85
00:05:30,517 --> 00:05:33,447
오늘날의 철학적 문제에 대한 통찰을 주는

86
00:05:33,447 --> 00:05:35,327
이론 체계로서가 아니라

87
00:05:35,327 --> 00:05:39,607
과거에 있었던 역사적 산물처럼 생각하는 거죠.

88
00:05:39,607 --> 00:05:43,847
제가 10여 년의 외국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

89
00:05:43,847 --> 00:05:49,347
한국의 철학 사상이라는 수업을 처음 가르치게 되었을 때

90
00:05:49,347 --> 00:05:51,197
수강하고 있던 한 학생이

91
00:05:51,197 --> 00:05:53,287
"한국철학"이란 "응용철학"이다라고

92
00:05:53,287 --> 00:05:55,397
생각했었다고 말을 해서

93
00:05:55,397 --> 00:06:00,107
어떻게 말을 해줘야 할지 참 난감했던 적이 있습니다.

94
00:06:00,107 --> 00:06:02,457
아마도 그 학생한테는

95
00:06:02,457 --> 00:06:05,997
서양철학과 동양철학은 좀 알 거 같은데

96
00:06:05,997 --> 00:06:10,937
한국철학은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것 같았던 모양이에요.

97
00:06:10,937 --> 00:06:14,817
그래서 한국철학이란 아마도 서양철학

98
00:06:14,817 --> 00:06:17,757
혹은 중국철학을 단지

99
00:06:17,757 --> 00:06:19,887
한국이라고 하는, 한국이라고 하는 상황에 적용한 거라고

100
00:06:19,887 --> 00:06:21,177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101
00:06:22,227 --> 00:06:25,357
이처럼 한국철학 이라고 하면

102
00:06:25,357 --> 00:06:28,037
세계 철학의 부분으로 생각하거나

103
00:06:28,037 --> 00:06:32,857
혹은 중국철학의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104
00:06:32,857 --> 00:06:35,737
하지만 철학은 지역에 따라서

105
00:06:35,737 --> 00:06:39,197
나뉘어질 수 있는 종류의 물건이 아닙니다.

106
00:06:39,197 --> 00:06:40,897
시대의 흐름에도 변치 않는

107
00:06:40,897 --> 00:06:43,137
고정불변한 체계인 것도 아닙니다.

108
00:06:44,377 --> 00:06:46,337
그런데도 철학이라는 말에

109
00:06:46,337 --> 00:06:49,987
지역의 이름이 붙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죠.

110
00:06:49,987 --> 00:06:53,667
그런 것은 그 어떤 철학이라고 하는 것이

111
00:06:53,667 --> 00:06:56,177
공상 속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112
00:06:56,177 --> 00:06:59,487
어떤 언어-문화 공동체가 발전시켜온

113
00:06:59,487 --> 00:07:02,107
사유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114
00:07:02,107 --> 00:07:05,477
하지만 그 언어-문화 공동체의 사유가

115
00:07:05,477 --> 00:07:07,577
추상화 시킨 수준이

116
00:07:07,577 --> 00:07:10,777
다른 언어-문화 공동체와 구별할 수 있을 만큼

117
00:07:10,777 --> 00:07:12,327
높지 않거나

118
00:07:12,327 --> 00:07:14,997
충분히 체계화 되지 않았을 때에는

119
00:07:14,997 --> 00:07:19,097
엄밀한 의미에서는 철학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120
00:07:21,097 --> 00:07:25,427
우리가 "무슨무슨 철학" 혹은 "누구누구의 철학"

121
00:07:25,427 --> 00:07:27,147
이라고 말할 때

122
00:07:27,147 --> 00:07:29,907
그럴 때는 우리는 보통 과거에 존재했던

123
00:07:29,907 --> 00:07:32,657
사유 전통을 일컫는 일이 많죠.

124
00:07:32,657 --> 00:07:35,237
그래서 우리는 철학이 변하지 않는

125
00:07:35,237 --> 00:07:37,257
사유체계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126
00:07:38,437 --> 00:07:41,577
하지만 사실 플라톤의 철학이든,

127
00:07:41,577 --> 00:07:43,287
공자의 철학이든

128
00:07:43,287 --> 00:07:46,637
원형 그대로 2,500년이 넘는 세월을 가로질러서

129
00:07:46,637 --> 00:07:48,617
우리에게 전해진 것이 아닙니다.

130
00:07:50,117 --> 00:07:53,987
뒷날 시도된 다양한 해석을 통해 거듭남으로서만

131
00:07:54,987 --> 00:07:59,327
우리들에,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전달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132
00:07:59,327 --> 00:08:01,647
그렇기 때문에 만일 이러한 재해석이

133
00:08:01,647 --> 00:08:04,287
계속해서 시도되지 않았었더라면

134
00:08:04,287 --> 00:08:07,217
그리고 오늘날에도 계속해서

135
00:08:07,217 --> 00:08:11,077
현대적 요구에 맞게 재해석하여 나가지 않는다면

136
00:08:11,077 --> 00:08:13,737
그 오래전에 사람들이 남긴 글을

137
00:08:13,737 --> 00:08:15,937
근대 이후에 형성된 학문인

138
00:08:15,937 --> 00:08:19,177
철학이라는 이름으로 부를 수조차 없었을 것입니다.

139
00:08:21,377 --> 00:08:25,147
철학이란 어느 지역에서 싹틀 수는 있지만

140
00:08:25,147 --> 00:08:28,497
그 지역에 한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141
00:08:28,497 --> 00:08:31,957
왜냐하면 어느 지역에서 싹튼 사유가

142
00:08:31,957 --> 00:08:33,637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143
00:08:33,637 --> 00:08:35,947
나름의 체계적인 답변을 내놓았을 때

144
00:08:35,947 --> 00:08:40,157
비로소 우리는 그것을 철학이라고 부를 수 있는데요,

145
00:08:40,157 --> 00:08:43,037
그렇게 자기 체계를 형성한 사유는

146
00:08:43,037 --> 00:08:45,677
문화적 경계를 넘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147
00:08:47,207 --> 00:08:50,267
그리고 이러한 사유는 변치 않는 것으로서

148
00:08:50,267 --> 00:08:52,137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149
00:08:52,137 --> 00:08:55,437
시대의 요청에 따라 계속해서 재해석됨으로써

150
00:08:55,437 --> 00:08:56,657
생명력을 가집니다.

151
00:08:57,967 --> 00:09:02,167
아리스토텔레스나 노자와 장자가 재해석되어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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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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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9:04,547 --> 00:09:08,617
지혜를 보탤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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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9:08,617 --> 00:09:10,477
다만 철학적 사유가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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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9:10,477 --> 00:09:14,647
자신의 계승자를 얻는 행운을 누리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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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9:14,647 --> 00:09:19,407
가령 묵자와 같이 한 때 자기 체계를 형성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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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9:19,407 --> 00:09:22,147
한 시대를 풍미했던 사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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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9:22,147 --> 00:09:25,517
이후의 시대의 재해석을 얻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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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9:25,517 --> 00:09:27,297
2,00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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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9:27,297 --> 00:09:30,097
거의 망각되었던 경우도 있습니다.

